노부부 구하고 떠난 임성철 소방장
제주 합동분향소에 추모객 줄이어
“아까운 인재 잃어” “친구야 보고 싶다”
“대학생 시절 방학 때마다 10번이나 초중고에 가서 학생들에게 심폐소생술(CPR)을 가르치며 소방관을 꿈꿨던 제자인데….”
1일 제주 감귤창고 화재 현장에서 80대 노부부를 대피시키고 순직한 임성철 소방장(29)의 지도교수였던 고재문 제주한라대 응급구조학과 교수는 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침통한 심경을 전했다. 임 소방장 빈소에 조문을 다녀왔다는 고 교수는 “과에 봉사 동아리가 2개 있는데 심폐소생술을 초중고 학생에게 가르치는 동아리와 해수욕장 구조요원으로 봉사하는 동아리다. 보통 하나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임 소방장은 두 동아리에서 모두 성실하게 활동했다”면서 “아까운 인재를 잃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유족과 지인들에 따르면 제주시 출신인 임 소방장은 2013년 제주한라대 응급구조학과에 입학했고 2015년 제대 후 지역사회에서 활발하게 봉사활동을 했다고 한다. 119센터에서 실습까지 하면서 준비한 결과 2019년 5월 경남 창원시에서 소방공무원 생활을 시작했고, 2021년 10월 고향인 제주로 옮겨 동부소방서 표선119센터에서 근무해 왔다.
제주시 연동 제주소방안전본부 1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도 추모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제주소방안전본부 온라인 추모관에는 1만6000여 명이 온라인 헌화에 참여했다. 고인의 친구라고 밝힌 한 추모객은 “원하는 것 있으면 내 꿈속에 나타나서 말해줘. 다 들어줄게. 꼭 와라. 너를 보고 싶어 하는 애들이 많다”며 “보고 싶고, 고생했고, 사랑한다”고 적었다.
천주교 신자인 고인과 가족들은 5일 오전 제주시 화북성당에서 장례미사를 갖기로 했다. 이어 영결식이 오전 10시 한라체육관에서 제주도청장으로 엄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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