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에는 스프링복이라는 염소처럼 생긴 영양이 살고 있다. 이들은 무리 지어 달리는 특징이 있는데, 1893년 학자들은 1억 마리 넘는 스프링복이 평균 시속 160km의 속도로 하루 수천 km를 횡단하는 거대한 대이동을 목격했다. 엄청난 속도로 달리던 무리들은 바닷가 벼랑길을 만나자 그대로 바다로 뛰어들고 말았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다 보니 목적을 망각하고 속도 경쟁만 하다가 죽음에 이른 것이다. 당시 주검은 해안을 따라 50km 이상 이어졌다고 한다. 이런 스프링복의 모습이 경쟁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과 닮았다고 하면 무리일까.
욕구는 강한데 현실이 욕구를 채워주지 못할 때 스트레스가 심해진다. 내가 원치 않는 상황을 회피하고 싶어서 ‘회피 갈등’이 일어날 때, 직장인들이 가장 쉽게 자주 하는 생각이 이직이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좋은 판단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회피하는 쪽으로 선택의 에너지가 쏠린다. 성과에 대한 요구는 지나치게 많고, 업무에 필요한 자원은 합당하게 제공받지 못하는 데다 도움받을 사람까지 없으면 ‘번아웃 증후군’에 빠진다. 인간관계 갈등까지 더해지면 나를 지탱하던 배터리가 바닥난다. 이런 스트레스와 번아웃을 극복하기 위한 3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긍정적인 멘토를 만나자.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하지 않고 충분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가 가고 싶은 길에 이르는 지도를 함께 그려줄 멘토를 찾아보는 게 우선이다. 성공한 경험이 많은 사람만이 좋은 멘토가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실패한 경험이 많지만, 그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목표를 향해 매진하고 있는 멘토에게서 오히려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둘째, 운동하자. 뇌는 세 가지를 할 때 큰 행복을 느낀다. 여행, 산책, 운동. 이 세 가지 중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다. 뇌과학의 권위자인 존 메디나 박사는 “몸을 움직여야 뇌를 움직여서 뇌 기능을 발달시킬 수 있다”고 했다. 운동은 조금씩 자주 하는 게 좋다. 뇌과학자들은 주 2회 20∼30분 만으로 뇌를 단련하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운동을 하면 혈액 흐름이 좋아지고 새로운 혈관이 만들어지고 우리 몸속 조직에 영양분이 더 많이 공급되면서 노폐물과 독소가 제거되기 때문에 육체 기능이 향상된다. 운동은 취미 생활이 아니라 생존전략이다.
셋째, 친구와 함께 하자.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으려면 친구와 함께 하면 좋다. 같은 목표를 추구하며 서로를 응원하는 친구를 만들면 꾸준히 계속할 힘이 생긴다. 내년 스트레스는 줄이고, 번아웃에서는 탈출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본다.
※ 박상미 한양대 일반대학원 협동과정 교수·심리상담센터 힐링캠퍼스 더공감 학장은 2020년부터 유튜브 채널 ‘박상미 라디오’를 개설해 정신건강 관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12월 기준 채널의 구독자 수는 약 21만6000명이다. ‘우울한 마음도 습관입니다’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박 교수의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법’(https://youtu.be/-a5dUbsyy0Q?si=A3ygmSmCfpsc6a5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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