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모 10년 간병 50대 여성, 5명에 새 생명 선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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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화원 박세진씨 장기기증
지인들 “주변 사람 살뜰히 챙겨”

따뜻한 마음씨로 주변 사람에게 베푸는 삶을 살았던 50대 여성이 뇌사 뒤 장기기증으로 다섯 생명을 구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박세진 씨(59·사진)가 지난달 1일 충남 천안시 단국대병원에서 심장과 폐, 간, 좌우 콩팥을 기증하고 눈을 감았다고 18일 밝혔다.

한국전력공사에서 환경미화 근로자로 일하던 박 씨는 10월 27일 퇴근 후 집에서 식사를 준비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과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평소 장기기증 의사를 밝혀 온 고인의 뜻을 받들어 뇌사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박 씨의 가족과 지인들은 그를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보면 늘 도움을 아끼지 않은 사람’으로 기억한다. 가족들에 따르면 그는 치매에 걸린 친정어머니를 10년간 간호하면서도 힘들다는 불평보다는 주변 사람을 살뜰하게 챙기는 자상하고 착한 사람이었다. 박 씨의 남편 김영도 씨는 “나 만나서 고생만 한 것 같아 미안해. 다음에 더 좋은 세상에서 호강시켜 줄 테니 하늘에서 잘 지내. 당신을 만나 고마웠고,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숭고한 생명 나눔을 실천하신 기증자와 유가족에게 감사드리며, 주신 사랑과 생명이 잘 전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50대 여성#뇌사#장기기증#새 생명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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