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흉터 부위 점점 커지는 것 같다면 ‘켈로이드’ 의심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28일 03시 00분


정운혁 계명대 동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정운혁 계명대 동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정운혁 계명대 동산병원 성형외과 교수
“팔에 상처가 생겼는데 아무는 부위에 흉터가 부풀어 올랐어요.”

환자를 보다 보면 유독 다른 사람에 비해 흉터가 심하게 커지는 사람이 있다. 병적 흉터인 켈로이드다. 켈로이드는 피부 손상 범위를 넘어서 흉터 조직이 증식하는 질환이다. 켈로이드가 생기면 가려움, 통증, 당김을 동반하며 붉게 부풀어 오른다.

그동안 밝혀진 발생 원인 중 하나로 인종에 따른 차이가 있다. 어두운 피부를 가질수록 발생이 흔한 것으로 알려져 흑인, 아시아인, 백인 순으로 잘 생긴다. 가족력도 한 원인이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켈로이드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켈로이드가 주로 여성에게 잘 발생하는 이유다. 호르몬 영향으로 켈로이드는 임신 중에 악화되고 출산 후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임신 중 고혈압이 발생한 환자는 켈로이드가 잘 생긴다.

켈로이드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은 흉터에 지속적인 긴장이 가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일상적인 움직임에 의해 반복적으로 늘어나는 부위에 흔히 발생한다. 관절, 흉곽, 어깨뼈 및 아랫배 등이 자주 발생하는 부위이다.

켈로이드는 암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수술과 보조적인 치료를 해도 재발할 우려가 있어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켈로이드 보존적 치료로는 실리콘겔 시트 적용, 스테로이드 주사, 종이테이프를 이용한 긴장 감소, 압박치료(자석치료), 항암제 병변 내 주사, 레이저 치료 등이 흔히 사용된다.

수술적 절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수술 후 적절한 관리가 되지 않으면 오히려 켈로이드가 커지는 재앙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켈로이드 치료를 하기 앞서 의료진은 환자와 켈로이드 질환에 대한 충분한 상담을 해야 한다. 흔히 진료실에서 환자의 기대는 수술만 받으면 켈로이드가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지만, 수술 후 적절한 관리가 되지 않는 경우라면 수술을 시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켈로이드는 수술, 스테로이드 단독 주사 또는 한 번의 치료로 완치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주기적인 관찰과 재발의 조기 발견, 적절한 초기 처치 등이 필요한 질환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18∼24개월 이상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인내심이 필요한 과정이고 켈로이드를 정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이다. 마지막으로 켈로이드는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상처 치유를 더디게 하는 흡연, 음주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상처 오염 방지와 항생제 연고 등을 통한 상처 관리도 필요하다.

#켈로이드#흉터#상처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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