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인 83.6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8.1%라는 통계가 나왔다. 특히 남자는 5명 중 2명이, 여자는 3명 중 1명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암 발생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는 28일 국가암등록통계사업을 통해 수집된 ‘우리나라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발표했다. 국가암등록통계는 의료기관의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암환자 자료를 수집·분석해 매년 2년 전 기준으로 암 발생률, 상대생존율, 유병률을 산출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신규 발생한 암 환자 수는 27만7523명(남자14만3723명, 여자 13만3800명)으로 2020년(25만521명) 대비 10.8% 증가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24만7251명→2019년 25만8121명→2020년 25만521명→2021년 27만7523명으로 나타났다.
2020년 암 발생자 수가 줄어들었다 2021년 급격히 증가한 데는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로 감소했던 의료 이용자 수가 늘어나면서 국가 암 검진 수검률도 2020년 49.2%에서 2021년 55.1%로 증가했는데, 암 검진이 늘면서 발생자 수도 늘어나게 된 것이다.
또 2021년 1월부터 암 등록 지침이 개정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개정된 종양학국제질병분류(ICD-O-3)에 따라 기존에 암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대장암, 위암의 양성종양 일부가 암으로 등록됐다.
암 발생률은 전체 인구 10만명 당 526.7명으로 전년(487.9명) 대비 8.0% 증가했다. 이를 기대수명에 대입해보면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인 83.6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8.1%다.
성별로 나눠보면 남자는 기대수명 80.6세까지 39.1%, 여자는 기대수명 86.6세까지 36%에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세계표준인구 기준으로 보정해 해외 암 발생률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우리나라 암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289.3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00.9명)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미국(362.2명), 캐나다(348.0명), 프랑스(341.9명), 이탈리아(292.6명)보다도 발생률이 적었다.
1999년 이후 암 확진을 받아 2021년까지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환자(암 유병자)는 약 243만4089명으로, 전년(227만6792명) 대비 15만7297명 증가했다. 이는 국민 21명당 1명(전체인구 대비 4.7%)이 암유병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65세 이상은 7명당 1명이 암 유병자였으며 남자는 6명당 1명, 여자는 9명당 1명이 암유병자였다.
또 우리나라 국민은 갑상선암(3만5303명)에 가장 많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뒤는 대장암(3만2751명), 폐암(3만1616명), 위암(2만9361명), 유방암(2만8861명), 전립선암(1만8697명), 간암(1만5131명) 순으로 나타났다.
암 발생 순위는 성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남자의 경우 폐암(2만1176명)이 1위를 차지했고 위암(1만9533명), 대장암(1만9142명), 전립선암(1만8697명), 간암(1만1207명), 갑상선암(8771명)이 뒤를 이었다.
여자는 유방암(2만8720명)이 가장 많았고 그 뒤는 갑상선암(2만6532명), 대장암(1만3609명), 폐암(1만440명), 위암(9828명), 췌장암(4280명)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암검진사업 대상 암종인 6대암(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중에선 위암, 대장암, 간암,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이 최근 10여 년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또 폐암은 유의미한 증감 추세를 보이지 않았지만 유방암의 발생률은 최근 2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국가암검진사업에 속하지 않는 전립선암과 갑상선암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암 환자의 생존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2.1%로 암환자 10명 중 7명이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생존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는데,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생존율은 65.5%로 10년 새 6.6%p 높아진 수치다.
성별로 나눠보면 여자의 경우 5년 생존율이 78.2%로 남자(66.1%)보다 높았다. 이는 생존율이 높은 갑상선암, 유방암이 여자에게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5년 생존율이 가장 높은 암은 갑상선암(100%)이었고 전립선암(96%), 유방암(93.8%)도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반면 간암(39.3%), 폐암(38.5%), 담낭 및 기타 담도암(28.9%), 췌장암(15.9%)은 상대적으로 낮은 생존율을 보였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미국의 경우 위암 5년 생존율이 33.1%, 영국은 20.7%, 일본은 60.3%인 데 반해 한국은 68.9%로 가장 높았다. 대장암, 간암, 폐암, 유방암도 다른 나라 대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갑상선암이 3년 연속 5년 상대생존율이 1위를 차지한 것은 갑상선암검진이 활성화 되어 있다는 것”이라며 “무증상인데도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보다 국가암검진 대상인 6개 암종(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의 검사를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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