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은 고령층에서조차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백신 부작용 걱정으로 백신 접종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최근 전통 방식으로 제조돼 안전성을 높인 백신도 사용되기 시작했다”며 백신 접종이 곧 코로나19 예방책임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29일 기준 이번 겨울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65세 이상 고령층의 비율은 40.3%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60%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매년 맞는 독감 백신 접종률(70% 이상)과 비교했을 때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현저히 낮다. 송준영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 당시 백신에 따른 이상반응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1월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는 이유로 ‘이상반응이 걱정돼서’라는 답이 25%를 차지했다.
지금까지 심근염, 심낭염 같은 이상반응이 보고된 백신은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이용한 백신이다. 의료계에서는 전통적인 백신 제조 방식으로 개발된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바백스 백신은 바이러스의 단백질(항원) 일부를 조합해 넣어 주는 합성항원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 방식은 독감, 간염,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등에서 장기간 활용돼 왔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이 가능한 코로나19 백신 중 비(非)mRNA 백신은 노바백스가 유일하다. 송 교수는 “반복 접종에 따라 mRNA 백신의 이상반응 보고가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RNA 백신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면 노바백스 백신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 고령층의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최근 빠르게 세를 확장하는 새로운 코로나19 변이의 출현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4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중 44%가 ‘JN.1’이라는 새로운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JN.1은 ‘피롤라’라고 불리는 ‘BA.2.86’의 하위 변이로,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지난해 12월 28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중 JN.1 감염 비중은 5.8%다. 0.5%였던 11월 31일과 비교해 약 한 달 새 5%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송 교수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의 자료를 보면 JN.1의 전파력이 매우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번 겨울에 접종할 수 있는 노바백스, 모더나, 화이자의 코로나19 개량백신은 모두 JN.1 변이에 대해 예방효과를 가지고 있다.
한편 제약업계에서는 매년 달라지는 변이에 맞춰 백신을 개발하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백신 접종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변이에 따른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접종 인구가 확보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개발이 어렵다”며 “고위험군에 한해서라도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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