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당뇨는 정체불명 병명…중증난치질환·췌장 장애 인정해 달라”

  • 뉴스1
  • 입력 2024년 1월 15일 10시 42분


한 아동병원에서 보호자가 아이를 안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뉴스1
한 아동병원에서 보호자가 아이를 안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뉴스1
한국1형당뇨병환우회가 1형당뇨병 명칭 변경과 함께 중증난치질환 지정과 연령 구분 없는 의료비 지원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1형당뇨병환우회는 15일 세종시 보람동 복합커뮤니티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형당뇨병 병명 변경 △중증난치질환 인정 △연령 구분 없이 의료비 본인부담률 10% 이하로 조정 △관리기기 지원 요양급여로 변경 △고가의 관리기기 렌탈 지원 △소아·청소년 환자들을 위한 교육부 지원 △췌장장애 인정 등을 호소했다.

‘소아당뇨’로 불리는 1형당뇨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돼 발생하는 것으로 처음 진단 시점부터 평생동안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다. 흔히 알려진 2형당뇨는 혈당조절을 하는 작동 기전이 남아 있어 먹는 약으로도 조절이 가능하지만 1형당뇨는 인슐린 주사만 효과가 있어 관리 난도의 차원이 다르다.

최근엔 충남 태안군에서 1형당뇨를 앓고 있는 자녀와 함께 일가족이 비극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는 인슐린 자동주입기 등 관리기기 구입 비용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 확대안을 앞당겨 시행하는 지원책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1형당뇨 환자와 가족들로 구성된 1형당뇨환우회는 “단편적으로 관리기기 비용을 경감한다고 해서 1형당뇨인들이 처한 어려움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환우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1형당뇨병을 소아당뇨라고 부르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소아당뇨라는 병명은 1형당뇨병과 2형당뇨병을 혼용한,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정체 불명의 병명인 데다 많은 오해와 편견을 불러일으키는 병명”이라며 “복지부나 교육부의 공식문서나 보도자료에도 소아당뇨라는 잘못된 병명이 사용되고 있으나 1형당뇨환자들이 소아당뇨라는 병명으로 불리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1형당뇨병의 중증도와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췌도부전증으로 병명을 변경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이들은 1형당뇨병을 췌장장애로 인정해달라고 촉구했다.

환우회는 “1형당뇨병은 평생 지속적인 혈당관리를 해야 합병증 없이 생존할 수 있고 고강도 운동이나 육체노동시 저혈당 위험이 노출되는 등 일생생활 및 직업선택에 있어 상당한 제약이 있으므로 분명 장애인 법적 정의에 부합된다”며 “췌장 기능 회복이 불가한 중증 1형당뇨병을 췌장 장애로 인정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들은 중증난치질환 지정도 촉구했다.

환우회는 “1형당뇨를 중증난치질환으로 지정해 상급종합병원의 전문 교육팀으로부터 인슐린 주사·관리기기 사용법, 영양, 심리상담, 운동 교육 등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최근에는 부산, 울산, 경남, 강원 지역의 여러 상급종합병원 당뇨 전문의들이 그만둬 환자들이 진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아 헤매고 있다”며 “현실적인 치료·관리수가를 도입해달라”고 했다.

또 “1형당뇨 유병인구의 90% 이상에 해당하는 성인 1형당뇨환자의 의료비도 소아·청소년 1형당뇨환자의 의료비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며 “특히 현재 본인부담률 100%인 패치형 인슐린자동주입기도 건강보험으로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고가의 관리기기는 렌탈로 지원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어 “인슐린자동주입기나 디지털펜은 고도의 위해성을 가지는 4등급 의료기기로 병원에서의 제대로 된 교육과 관리가 필요함으로 반드시 요양급여로 전환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1형당뇨병은 중증난치질환이긴 하지만 최신 의료기술을 이용한 전문적인 교육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질환”이라며 “태안 1형당뇨 가족에게 있었던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환자들의 간곡한 호소를 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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