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기온’ 심장 박동도 들쭉날쭉…돌연사 위험 크다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15일 13시 35분


심장 빨리뛰는 심실빈맥·심실세동 급사 초래
심방세동, 환자 절반 가량 증상 거의 못 느껴

하루에도 오르락 내리락 기온 변화가 심한 날씨에는 심장이 빨리 또는 느리게 뛰는 부정맥 발생 위험이 커진다. 특히 부정맥 중에서도 심장이 빨리 뛰는 ‘심실 빈맥’과 ‘심실 세동’은 돌연사를 초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대한부정맥학회 등에 따르면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심장에 부담이 커진다. 여기에다 일교차가 커지면 부정맥 발생 또는 악화 위험이 더 커진다. 과도한 음주, 흡연, 카페인, 스트레스, 불규칙한 수면 등도 부정맥의 원인으로 꼽힌다.

부정맥 중 상당수는 잠시 나타났다가 숨어버리는 ‘도깨비’ 같아 진단이 어려운 것은 물론 치료 후 모니터링도 쉽지 않다. 환자마다 증상도 다양하고 개인차도 아주 크다.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증상은 심하지만 위험하지 않은 부정맥이 있는 반면, 평소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뇌경색이나 심정지를 일으키는 위험한 부정맥도 있다.

부정맥 중 하나인 심방세동은 심장의 보조 펌프인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가늘게 떨리는 질환으로, 가만히 있어도 심장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는 것이 특징이다. 가늘게 떨고 있는 심장 내부는 순환이 안 돼 혈전(응고된 피 덩어리)이 만들어지고 이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이 발생한다. 심방세동은 전체 뇌경색 발병 원인의 25% 가량을 차지하지만, 환자의 절반 가량이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나이를 먹을수록 진행하는 만성질환이여서 주의해야 한다.

심실빈맥과 심실세동은 돌연사를 유발하는 위험한 부정맥이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심장이 분당 60~80회 정도 뛴다. 하지만 심실 빈맥의 경우 심실 박동이 분당 120회 이상 뛰어서 몸 전체로 충분한 혈액을 보낼 수 없다. 심실 세동은 심실(혈액을 심장 밖으로 내보내는 곳)이 1분에 350~600회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상태를 말한다.

특히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발생한 부정맥은 심정지 같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박희남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장질환 환자 중 급사 고위험 환자는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심근증 등 다른 심장병이 함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심실빈맥·심실세동 같은 심실성 부정맥에 다른 심장병이 동반되면 급사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부정맥은 갑자기 증상이 생겼다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여서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부정맥을 진단하기 위해 가슴과 팔다리에 전극을 붙여 심장의 전기 활동을 기록하는 심전도 검사가 이뤄지지만, 잠시 나타났다 사라져 버리고 개인차가 심해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박 교수는 “부정맥 환자는 금주, 금연과 함께 체중조절이 꼭 필요하다”면서 “비만인 환자에서 심방세동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적극적인 체중 감량은 항부정맥 약을 투약하는 것만큼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 “심장병 환자가 부정맥 진단을 받은 경우, 부정맥 환자가 실신을 경험했거나 급사 가족력이 있는 경우, 약 투약에도 부정맥이 조절되지 않거나 항부정맥이 약에 부작용이 있는 경우, 시술로 조절 가능한 부정맥인 경우 진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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