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119구급대와 의료진의 환자 중증도 분류체계가 통일된다. 현장 구급대원과 의료기관이 환자 상태를 동일하게 판단할 수 있게 돼 응급실을 찾지 못해 거리를 헤매는 ‘표류’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소방청은 다음 달 1일부터 병원 전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체계(Pre-KTAS)를 전국에서 시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분류체계는 119구급대원이 심정지나 무호흡 증상 등의 환자를 초기평가한 뒤 주증상을 판단해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하는 시스템이다. 병원 의료진도 해당 체계를 활용하게 된다.
소방청은 환자의 응급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조치하기 위해 병원 전 단계 중증도 분류를 ‘응급’ ‘준응급’ ‘잠재응급’ 등으로 구분해 왔다. 하지만 병원 의료진이 사용하는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KTAS)’의 경우 ‘소생’ ‘긴급’ 등으로 구분했다. 양측 간 분류 기준이 달라 응급 현장에서 의사소통을 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병상 부족과 대형병원 과밀화 문제가 심화되며 병원 전 단계와 병원 단계의 중증도 분류 일원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이에 소방청과 보건복지부, 국립중앙의료원 및 대한응급의학회는 2021년부터 분류체계 통일 방안을 검토했고, 2차례 시범사업을 거쳐 최종 체계를 확정했다. 소방청은 이번 분류체계 통일화로 환자 이송단계부터 환자의 증상에 따라 적정 병원을 선정해 의료기관 수용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용주 소방청 구급역량개발팀 팀장은 “전문자격을 갖춘 119구급대원이 현장에서부터 병원과 같은 기준으로 환자를 분류하는 만큼 구급대원과 응급의료진 간에 더욱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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