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만성 심부전, 한의 치료 병행하면 증상 완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18일 03시 00분


강동경희대병원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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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날씨가 추워지면서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거나 힘들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폐에 이상이 없다면 심장 문제를 의심할 수 있다. 심장 기능이 떨어지면 말초 기관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를 심부전이라고 한다. 증상으로는 호흡곤란과 피로감이 주로 나타나는데 처음에는 힘든 활동을 할 때만 숨이 차다가 심해지면 가벼운 활동에도 숨이 차고 다리가 붓기도 한다. 식욕이 감소하거나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등도 발생할 수 있다.

조승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순환기클리닉 교수
조승연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순환기클리닉 교수
고령화로 인해 심부전 환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심부전이 급성으로 악화하는 경우 입원 후 즉각적인 검사 및 치료를 통해 사망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다시 악화하거나 재입원하지 않도록 지속해서 관리해야 한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성 심부전에 관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단계에서 한의 치료를 병행하면 심부전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고 운동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존에 약을 먹고 있더라도 숨찬 증상이 지속되거나 부종, 배뇨 장애 등으로 불편할 경우 한의 치료를 함께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한의 치료는 심부전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는 것을 일차적 목표로 침 치료와 전침 치료, 뜸 치료, 한약 치료를 중심으로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를 시행한다. 심장 기능과 관련된 내관혈과 자율신경 기능 불균형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족삼리 등의 경혈(혈자리)을 포함해 심부전에 많이 활용되는 경혈과 각 환자 상태에 적합한 경혈을 선택해 침 치료와 뜸 치료를 진행한다. 또한 심부전 관련 약을 먹고 있더라도 호흡곤란, 기침 등이 지속되는 경우, 이뇨가 충분히 되지 못하거나 하지 부종이 없어지지 않는 경우, 팔다리가 냉하거나 어지러움,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있을 때 환자의 증상과 건강 상태에 맞는 한약을 추가로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부작용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다른 한의 치료의 장점은 ‘박출률 보존 심부전’을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박출률은 심장이 박동할 때마다 좌심실에서 나오는 혈액의 비율로 심장이 얼마나 혈액을 잘 공급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전체 심부전 환자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은 아직 확립된 치료제가 없는 상황으로 최근 지침에서 이뇨제 등이 권고되고 있으며 동반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약 치료를 추가로 시행할 때 보행 능력이 호전되고 삶의 질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다수의 연구 논문을 체계적으로 모아 분석한 결과가 확인됐다.

고령인 심부전 환자는 기력 저하로 피로, 무기력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증상을 단순 피로로 인식하기보다는 동반 질환 및 심장 기능 저하의 특성을 고려해 적절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기존 복용 약물만으로 한계가 있는 경우 개별화된 한의 치료를 병행하면 자각증상을 완화하고 심장 기능을 보존하며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헬스동아#건강#의학#심부전#한의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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