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사노피
부모-나이대 등 공통점 가진 임직원들이 모임 운영
서로의 아픔 위로하거나 정보 공유의 장으로 활용
구성원끼리 소통의 자리 마련해 포용성 키우기도
DE&I는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의 약자다. 최근 글로벌 회사들은 기업이 지향해야 할 핵심 가치로 DE&I를 강조하고 있다. DE&I는 조직 내에서 차별 없이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인재를 포용하고 그들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해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DE&I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조직 구성원에게 소속감과 동기를 유발하는 차원을 넘어 기업의 경영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2020년 공개된 글로벌 자문 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의 직장 내 다양성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들이 일하는 기업은 수익성 측면에서 동종 업계를 능가할 가능성이 컸다. 수익 창출 가능성은 성별 다양성이 높을수록 약 25%, 민족 다양성이 높을수록 약 36% 높았다. 이는 포괄적인 인적 구성원을 보유한 기업일수록 새로운 시장의 요구를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렇듯 조직의 다양성이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면서 국내외 기업들은 DE&I를 경영 전략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가족부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도 DE&I 가치 제고를 위한 인사 담당자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정부 차원의 DE&I 증진 지침도 만들어지고 있다.
DE&I 조직 문화 꽃피우는 사노피
DE&I를 조직 문화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편안한 소통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 모두가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서로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리를 마련해 조직 내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사노피는 이러한 움직임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사노피는 ‘포용성의 달’을 지정하고 DE&I 위원회도 운영하고 있다.
‘ERG(Employee Resource Group)’는 사노피 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내 모임이다. ERG의 개설과 운영 모두 직원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다. 사노피 한국 법인은 △워패(일하는 부모 모임) △MZRG(MZ세대 모임) △동고동락(건강에 문제가 있는 임직원 모임) △스우파(영업부 여성 임직원 모임) △K-Pride(성 소수자 인식 제고 모임) △Culture&Origin+(다양한 문화 모임) 등 6개의 그룹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그룹은 성별, 세대, 문화 등 다양한 측면을 대표해 다양성을 존중하며 함께 성장한다.
워패는 일하는 부모를 위한 ERG다. 육아와 교육에 대한 비결을 주고받으며 가정과 회사에서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워패 리더를 맡은 차승민 씨는 “아이를 키우면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도전적인 일이었지만 워패 활동으로 육아와 업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워패는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육아 관련 팁을 공유하고 유용한 정보를 회사 전체에 공유한다”라며 “자녀 나이대에 따른 짝꿍을 배합하는 멘토-멘티 활동과 자녀 회사 초청, 가족 운동회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ERG 활동을 통해 자녀는 아빠, 엄마의 회사 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지를 얻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선순환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MZRG(MZ세대 알지?)는 MZ세대를 대표하는 ERG다. 새로운 세대의 시각과 역량으로 현대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가며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MZRG의 리더를 맡은 최재준 씨는 최근 다양한 콘텐츠에서 풍자하고 있는 MZ세대에 대한 고정관념을 예시하며 요즘 사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나이 주의’로 꼽았다. 최 씨는 “다양한 나이가 모여 있는 회사 생활에서 세대 간의 입장 차이를 이해하고 가교 구실을 하고자 MZRG에 참여하게 됐으며 MZ세대와 기성세대 간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내에 MZ세대 비율이 점차 늘어나며 임직원의 나이대가 다양해졌다”라며 “서로의 사고방식과 행동 양식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평등하고 포용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유쾌하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동고동락은 건강에 문제가 있는 임직원과 그들의 가족을 위한 ERG다. 건강과 복지에 관한 관심을 공유하고 건강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동고동락은 구성원 간 주기적인 모임을 가지며 치료의 어려움은 없는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챙긴다. 동고동락 리더인 김광배 씨는 “가족 중에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어 환자를 돌보며 회사 일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고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라며 “동고동락 구성원과 대화하며 아픔을 나누고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서로 업무를 도와주기도 하면서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다”라고 말한다.
동고동락은 건강검진을 독려하며 센터별 선택 검진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작년에는 소아과 전문의인 사내 의학부 총괄이사가 해열제의 올바른 사용에 관해 강의를 진행해 직원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추후 임직원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사노피의 암 치료 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해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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