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세균 ‘슈퍼버그’…매년 1000만명 사망할 수도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22일 18시 16분


2019년 사망자 전세계에서 500만명 이상
눈·귀 등 신체부위에서 만성 감염 일으켜
美의료진 ‘파지 3.0’ 프로젝트로 치료 연구

미국에서만 매년 280만 건 이상의 항생제 내성 세균, 즉 슈퍼버그(Superbug)에 의한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의료진들은 박테리오파지를 통한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2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UC 샌디에이고 의과대학 파지치료센터(IPATH) 연구진들은 “2050년까지 매년 1000만 명, 즉 3초에 1명씩 슈퍼버그 감염에 의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항생제 내성을 가진 슈퍼버그는 짧게는 몇 달부터 길게는 몇십 년까지 인간에게 만성적인 감염병을 일으킬 수 있다. 그 독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강력해지기도 한다.

2019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이러한 감염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5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는 ‘긴급한 세계 공중 보건 위협’이다.

CDC는 “눈 부위 슈퍼버그 감염 사례는 2022년 5월부터 몇 차례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지난해 1월까지 미국 11개 주에서 방부제 없는 인공눈물을 사용한 환자 50명 이상에게서도 슈퍼버그 감염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슈퍼버그 감염) 발병 사례는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18개 주로 퍼져, 총 4명이 사망하고, 4명은 시력을 잃었으며, 14명은 시력 저하로 고통받았다”고 덧붙였다. “눈 외 다른 신체 부위에서 감염이 발생한 환자도 수십 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인공눈물과 슈퍼버그 감염 사이 역학관계를 조사한 마로야 윌터스 CDC 박사는 “인공눈물을 사용한 사람 중 실제 눈 감염이 발생한 환자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며 “발병 원인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고 말했다.

발병 원인은 귀 부위에서 슈퍼버그 감염이 일어난 신시아 호튼(61)의 사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오래전 루푸스병을 앓아 면역체계가 망가진 호튼의 귀에서 발생한 감염은 초기엔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는 일반적인 질병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의 귀 안에 있는 세균은 항생제에 내성을 갖게 됐고, 해당 세균은 눈 부위 감염이 발생했던 환자들이 사용한 특정 브랜드의 안약에서 발견되는 희귀한 슈퍼버그와 일치했다.

이에 IPATH 의료진들은 지난해 호튼에게 박테리오파지로 질병을 치료할 것을 제안했다. 박테리오파지는 삼각대 모양을 한 바이러스로, 세균을 찾아 공격하고 집어삼키는 역할을 한다.

IPATH 연구진은 CDC가 보낸 슈퍼버그를 포함한 여러 샘플을 분석해 해당 병원균을 성공적으로 공격한 파지를 12개 이상 확인했다. CDC 소속 과학자들 역시 “슈퍼버그를 파지로 치료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 언급했다.

미국 전역의 과학자들은 해당 연구를 ‘파지 3.0’이라 부르며 파지 연구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파지를 비축하고 변이를 관찰하는 ‘파지 라이브러리’를 개발하고, 슈퍼버그 치료뿐만 아니라 감염 환자의 광범위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