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고관절 수술에 ‘마코 로봇’ 도입… “더 정확하고 안전… 고령환자도 거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24일 03시 00분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삶의 질 높이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
관절 전체를 3D로 구현해 절삭 등 계획…센서로 축 계산해 뼈에 구멍 안 뚫어
출혈 최소화한 ‘인공 고관절 치환술’
몸에 딱 맞게 삽입해 탈구 위험 감소…충돌로 인한 관절 손상위험 거의 없어

권세원(왼쪽), 김창현 순천향대 천안병원 정형외과 교수.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권세원(왼쪽), 김창현 순천향대 천안병원 정형외과 교수.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작년 무릎관절과 고관절(엉덩관절) 인공관절 수술에 마코 로봇 시스템을 도입했다. 병원은 이번 마코 로봇 도입을 통해 수술의 정확도와 안전성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존의 인공관절 수술에 비해 출혈과 통증이 줄어 합병증 위험이 낮아진 만큼 고령 환자 수술에 장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정형외과 권세원 교수와 김창현 교수를 만나 무릎 인공관절 수술과 고관절 수술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3D로 무릎관절 정밀 분석… 뼈 절삭 및 출혈 최소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중등도 이상의 심한 무릎 관절염, 관절 손상 등으로 무릎 관절의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 시행한다. 무릎 관절염은 노화나 비만, 골다공증, 과거 외상,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보통의 경우 통증, 관절 변형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수술은 체중 감량과 물리치료, 약물치료, 관절강 내 주사 등 보존적인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을 때 시행한다. 심한 통증이나 운동장애로 삶의 질이 심하게 저하될 때도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 후에는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적절한 운동을 하면서 체중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검진을 통해 인공관절의 마모나 이상을 발견하면 조기에 대처해 무릎 인공관절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또한 적극적인 재활치료로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무릎 인공관절의 수명을 늘리고 추가적인 수술도 피할 수 있다.

성공적으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는 삶의 질이 개선된다. 통증 감소와 무릎 기능 개선으로 보행이나 일상생활의 불편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수술 전보다 운동량이 증가하니 체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는 통증 감소뿐 아니라 사회 활동, 운동 기능 등의 측면에서 유의한 개선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술 후 무릎 관절염으로 인한 휠체어, 보조 기구 사용이 감소했으며 이전보다 더욱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됐다.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에게 시행하는 인공관절 수술은 환자마다 손상 범위와 정도, 관절의 변형 등이 모두 다르다. 환자의 상태를 정밀 진단 후 수술을 해야 안전하고 수준 높은 치료가 가능하다. 무릎관절 전체를 인공관절로 바꾸는 ‘무릎관절 전 치환술’의 경우 마코 로봇은 환자의 무릎을 3D로 구현해 절삭 부위, 인공관절 크기와 각도 등을 계획할 수 있다.

최소 오차 범위로 수술의 정확도를 높여 인공관절의 조기 마모를 예방하고 출혈을 최소화하며 통증 감소와 빠른 회복을 돕는다. 권세원 교수는 “수술 전 3D CT로 촬영한 환자 무릎을 분석해 뼈를 최소한으로 끊어 낼 수 있도록 도와주며 수술 과정에서 불가피한 출혈이 발생하는 절삭 가이드 삽입을 생략할 수 있어 출혈량 감소에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절삭 가이드는 다리 축 정렬을 바르게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에 구멍을 내고 삽입하는 수술 기구다. 정확한 다리 축 정렬을 위해 일반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지만 출혈 발생이 불가피했다. 마코 로봇 수술은 환자 무릎에 센서를 부착해 다리 축을 계산하기 때문에 뼈에 구멍을 뚫을 필요가 없어 출혈량을 줄일 수 있다.

사전 수술 계획에 따라 절삭 범위를 알려주는 가상의 가이드라인인 ‘햅틱 존’을 수술실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는데 햅틱 존을 벗어나면 로봇 팔이 작동을 멈춰 연부 조직의 손상을 줄이고 필요한 부분만 정확하게 절삭이 가능하다. 절삭이 정교하게 이뤄지면 무릎 주변의 조직을 자극해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고 환자의 고통과 불편함이 더 줄어든다.

맞춤형 인공 고관절 선택… 탈구 및 재수술 위험 크게 줄여

고관절은 다방향으로 움직임이 가능한 관절이다. 인공 고관절 치환술은 손상된 고관절을 제거한 뒤 인공 고관절로 대체하는 수술법이다. 통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 골관절염이나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와 같은 고관절 질환이 있을 때 선택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골절 환자의 경우 주로 관절의 머리 부분만 바꿔주는 반치환술이 이뤄진다. 전 치환술은 머리 부분뿐만 아니라 비구부까지 인공 관절 컵을 삽입해서 진행하는 수술이다. 손상 여부는 X선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추가로 CT나 MR를 촬영해 고관절 상태를 파악하고 수술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인공 고관절 치환술은 보통 수술 시간이 1∼2시간 정도 소요된다. 수술 후에는 근력 회복만 되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을 만큼 몸이 회복된다.

인공관절 수술은 필연적으로 골 절제와 골내강의 노출이 필요해 출혈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고관절 수술은 인공관절을 넣을 공간을 딱 맞게 확보하면서 얼마나 정확하게 끼워 넣느냐가 중요하다. 마코 로봇으로 몸속 깊숙이 위치한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도 한 번에 정밀하게 확공·삽입해 수술 정확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내 몸에 맞는 인공관절 선택을 도와 고관절 탈구 위험도 최소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김창현 교수는 “기존에는 조금씩 공간을 늘리면서 환자에게 맞는 인공관절을 찾았다. 이 과정에서 인공관절을 삽입할 공간이 예상보다 조금이라도 넓어지면 고관절 탈구로 다리가 빠지는 경우가 있었고 탈구된 고관절은 50% 이상 다시 빠져 결국 재수술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마코 로봇을 활용하면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인공관절 모델, 크기, 삽입 각도 등을 추천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안전성도 높다. 마코 로봇으로 수술하면 고관절이 탈구되거나 충돌로 인공관절이 손상될 위험도 거의 없다.

골반과 대퇴골을 연결하는 고관절은 다리가 시작하는 부분이다. 한쪽으로 치우쳐 있으면 움직일 때마다 엉덩이뼈 바깥 공간인 비구와 충돌하면서 고정력이 약해질 수 있다. 마코 로봇은 수술 중 환자가 앉거나, 서거나 움직일 때 고관절의 가동 범위를 실시간으로 점검해 안정적인 위치로 조율할 수 있으며 양쪽 다리 길이도 맞출 수 있다.



권세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정형외과 교수
― 무릎 인공관절 수술, 관절경 수술, 무릎관절 질환 및 골절, 스포츠 손상
―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 교수, 재생재건의학센터 센터장
― 순천향대 의과대학, 순천향대학교 대학원(박사·석사)


김창현 순천향대 천안병원 정형외과 교수
― 고관절·골반·대퇴부 외상 및 질환, 인공관절 치환술, 골다공증, 스포츠의학
―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 조교수
― 순천향대 의과대학, 순천향대 대학원(석사)


#헬스동아#건강#의학#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무릎 인공관절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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