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 흔하다고 얕봤다간…“임신·출산 영향 줄 수도”

  • 뉴시스
  • 입력 2024년 2월 6일 05시 15분


"월경과다 등 증상 보이면 치료 고려"
"근종만 절제하는 수술 후 임신 가능"

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기는 혹(양성종양)으로, 여성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종양이다. 자궁근종은 암은 아니지만, 대부분 가임기 여성에서 나타나 임신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마냥 방치하는 것은 금물이다.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에만 자궁근종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60만7526명에 이른다. 5년 전(2018년 39만2334명)과 비교해 66% 이상 증가했다. 가임 연령대인 30~40대의 경우, 지난해 기준 32만3506명으로 전체 자궁근종 환자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자궁근종의 발생 원인은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어 특별한 예방법도 없다. 대부분 가임 연령에 발생해 임신 중 커지고 폐경 이후 작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종은 자궁의 평활근에서 발생한다.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작은 크기부터 육안으로도 보이는 커다란 거대 종양까지 매우 다양하다.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약 20~50% 정도에서만 증상이 발현된다. 증상이 없다 보니 산부인과 검진 중 초음파 검사 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자궁근종으로 진단 받았다고 해서 바로 수술을 하지 않는다. 환자의 나이, 폐경 여부 등에 따라 치료법은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뉜다. 대부분 증상이 없는 근종은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 관찰로 관리하게 된다.

다만 근종이 커지고 다른 증상이 발생하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정영신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근종이 커져 월경과다로 인한 빈혈, 생리통, 골반통, 하복통 등의 통증과 이상 출혈 등이 나타나면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면서 “간혹 하복부에 압박을 느낄 수 있고 자궁이 방광을 눌러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요실금 등 배뇨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약물치료의 경우 호르몬 주사 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호르몬 치료의 경우 효과가 일시적이고,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근종이 갑자기 커지거나 통증 등의 증상이 발생할 때 고려된다. 자궁근종의 육종성 변화나 2차 변성이 의심될 수 있어서다.

수술은 크게 자궁근종절제술과 자궁적출술로 나뉜다. 자궁근종절제술은 생식능력을 유지해야 하는 환자와 자궁 보존을 원하는 환자에서 주로 시술한다. 수술 후 임신이 가능하지만, 자궁벽이 약해져 출산 시 제왕절개수술을 시행해야 할 수 있다. 근종이 다시 생길 수도 있다.

자궁적출술은 임신을 원하지 않는 경우나 근종이 다발성일 때 시행된다. 연령과 난소의 상태 등에 따라 다르나, 대개 난소는 남겨둔다. 자궁의 크기가 임신 12주 크기 이상으로 커져 있을 때, 월경과다를 동반한 커다란 점막 하 근종이 있을 때, 방광 및 직장의 압박 증상이 있을 때, 다른 골반질환(골반염, 자궁내막증)이 같이 있거나 근종이 급속히 커질 때, 인대 내 근종이거나 육경성 근종일 때 자궁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자궁근종절제술과 자궁적출술은 환자의 상태, 근종의 위치나 크기 등에 따라 대부분 복강경 및 로봇수술, 개복수술로 시행된다. 개복수술 및 로봇팔로 수술 부위를 봉합하는 로봇수술은 단단하고 튼튼하게 자궁 봉합이 이뤄져 향후 임신해야 하는 가임기 여성에게 추천된다.

자궁근종은 매우 흔한 질환으로 증상이 없으면 추적 관찰만으로도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증상이 있거나 근종이 생긴 부위, 크기가 좋지 않으면 불임을 유발하고 2차 변성을 일으킬 수 있어 반드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정 교수는 “자궁근종은 여성 삶의 질은 물론 임신과 출산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미리 예방하고 초기에 치료하기 위해 가임기 여성이라면 1년에 한 번은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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