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밀린 잠을 자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밀린 잠을 몰아 자면 오히려 수면 패턴을 망치고 피로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휴 기간에도 일주기 리듬을 고려해 가능한 일정한 시간에 자고, 깨는 것이 좋다. 일주기 리듬이란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잠드는 생체리듬을 유지하도록 하는 생체시계로 인해 조절되는 24시간 주기 리듬이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잠이 들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도록 만들어 준다.
하지만 생체시계가 고장 나 일주기 리듬이 뒤로 밀리거나 앞으로 밀리면 원하는 시간에 잠들고 싶어도 잘 수 없고, 한창 활동해야 하는 낮에는 졸립게 된다.
특히 연휴 기간 늘어난 수면 시간으로 인해 수면·각성 리듬이 깨진다면 의욕 및 집중력 저하, 학습 저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지속될 경우 일주기 리듬이 망가져 불면증이 생기거나 장기적으로 다양한 대사질환과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 미국 다인종 동맥경화 연구조사(MESA) 결과 수면 패턴이 불규칙한 사람들은 대조군에 비해 대사증후군 발생이 30% 증가했고 심혈관질환은 2배 늘어났다. 세계 최대 유전자 정보 보관소로 불리는 영국 바이오뱅크의 코호트(동일집단)연구에서는 수면 패턴이 규칙적인 사람들은 불규칙한 사람들에 비해 사망률이 20~48% 감소했고, 이는 수면 부족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보다 더 컸다.
선우준상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교수는 “주말 보충 수면은 만성 수면 부족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지만, 일부 경감시키는 효과는 있다”면서 “하지만 주말 보충 수면은 일시적인 대응책일 뿐, 장기적으로는 주중에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이상적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말 보충 수면이란 만성 수면 부족에 대한 대응책으로 주말이나 휴일에 몰아 자는 것을 말한다.
조성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면 시간이 한 번 무너지면 바로 잡기 어려운데, 이때 잠드는 시간으로 리듬을 되찾으려고 하기보다는 일어나는 시간을 가지고 조절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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