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형 장기 이식 환자가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하면 코로나 감염 후 중증 진행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형 장기 이식이란 간, 콩팥, 폐, 심장 등 고형 장기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하는 치료를 말한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허경민,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강지만, 가천의대 길병원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코로나로 확진된 6783명의 고형 장기 이식 수혜자를 비슷한 특성을 가진 2만6982명의 장기 미이식인과 비교했다.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 받으면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는데, 이로 인해 여러 감염에 취약해진다.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주가 유행하면서 전체적으로 중증도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고형 장기 이식을 받은 사람의 중증 위험도는 여전히 높다.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 자료와 질병관리청 코로나 확진자 예방접종자 자료를 통합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연구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이 오미크론 변이주 유행 기간에 감염돼 미이식인 가운데 0.66%만이 중증으로 진행했으나, 장기 이식을 받은 사람은 3.83%가 중증 코로나19로 진행했다.
특히 폐(13.16%)와 심장(6.30%) 이식 수혜자의 중증화율이 높았고, 여러 변수를 보정한 결과 이식 수혜자의 중증화 위험은 미이식인에 비해 3.22배에서 18.14배까지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코로나 예방접종을 2회 이상 받은 사람의 중증화 위험은 미접종자에 비해 47%가량 낮았고, 3회 이상 접종 시 중증 예방 효과는 64%로 나타났다. 예방접종 효과는 40세 이상에서 고르게 나타났고, 오미크론 변이주 유행 시기에도 꾸준한 효과를 보였다.
허 교수는 “코로나 중증도가 낮아지면서 우리와 함께 하는 감염병이 됐지만, 장기 이식을 받은 사람에게는 여전히 위험할 수 있는 병”이라면서 “장기 이식을 받은 분들을 비롯해 면역저하자들은 권고에 따라 예방접종을 챙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감염병 분야 국제 권위지인 감염병 저널(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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