렙틴호르몬과 성인대사질환
체지방서 분비돼 비만일 때 수치 높아… 과분비 상태 계속되면 기능 상실하기도
인슐린이 렙틴 조절해줘 수치 신경써야… 지중해식 식단 섭취하고 유산소운동을
체중감량을 위해 좋은 습관 중 하나는 음식을 천천히 오래 씹어 먹는 것이다. 음식을 오래 씹으면 침이 많이 분비된다. 침에는 탄수화물 소화효소인 아밀라아제가 들어 있는데 음식 속 전분을 빠르게 분해해 당분으로 만든다. 혈중 당분 농도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뇌의 포만 중추를 자극하고 이때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이 분비돼 과식을 막는 효과가 있다.
렙틴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체중 관리에 관여한다.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식욕을 줄여준다. 또한 갈색지방조직을 활성화해 신체 대사를 높이고 체중을 감소시킨다.
그렇다면 체중감량을 원하는 사람에게 렙틴은 무조건 많을수록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사실 대부분의 비만인은 이미 높은 수치의 렙틴 호르몬을 가지고 있다. 이는 렙틴이 체지방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기 때문이다.
렙틴이 장기간 높은 수치를 유지하면 렙틴의 원래 기능은 상실되고 저항성이 생긴다. 즉 비만인은 식욕을 낮추는 렙틴이 충분히 많은데도 계속해서 배가 고프다고 느끼는 ‘렙틴 시스템 오류’가 발생한다.
렙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높은 수치에 노출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인슐린과 아밀린, 글루카곤, 췌장 폴리펩티드를 포함한 다른 췌장 펩티드 호르몬은 음식 섭취를 줄이고 렙틴 분비에 영향을 준다. 특히 인슐린은 렙틴 생산의 주요 조절자다. 인슐린은 혈당을 내리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지만 높은 인슐린 혈중 수치는 렙틴 수치도 높인다. 실제 인슐린 생산에 문제가 있는 제1형 당뇨병이 있는 설치류는 렙틴 수치가 상당히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비만 대사증후군클리닉 윤경준 교수는 “비만과 대사증후군 환자는 매일 단계별로 변화를 준 지중해식 식단과 하체 근력 운동, 유산소 운동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중해식 식단은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줄 수 있다. 미국 보스턴 브리검여성병원 센터 연구팀은 여성 약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식이요법과 제2형 당뇨병 발병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20년간 연구했으며 지중해식 식단 섭취가 잦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인슐린 저항성 및 체질량지수, 나쁜 지단백질 수치 및 염증 수준이 개선됐다는 결과를 보였다.
지중해식 식단은 식물성 식품과 올리브유, 생선, 견과류를 많이 섭취하고 붉은색 고기와 가공식품을 제한한다. 칼로리는 기존 식단의 300㎉ 정도로 낮춰 구성하되 40대부터는 떨어지는 대사에 맞춰 하루 전체 칼로리를 낮춰서 식사한다. 삼시 세끼로 배분해 한 끼에 400㎉ 정도로 설정한다. 지방 섭취는 불포화지방이 상대적으로 많은 올리브유를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탄수화물은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섬유질과 미네랄이 많이 포함된 보리, 메밀, 옥수수, 귀리, 호밀, 보리, 통밀에서 선택한다. 견과류는 아몬드, 호두, 캐슈너트, 피스타치오 등을 쉽게 선택해 볼 수 있다. 병아리콩, 카넬리콩, 신장콩, 렌틸콩 등도 좋다.
운동은 상체의 근력 강화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하체 근력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 신체 근육의 60% 이상이 하체에 있으므로 레그 레이즈 운동 등을 포함해 하체 근력 위주로 단련하는 것이 좋다. 빠른 걸음의 산책을 포함한 유산소운동을 주당 3회 이상 30분 정도 하면 근육을 정기적으로 자극할 수 있어 혈액 속 당이 소비되는 효과가 있다.
윤 교수는 “식단과 운동은 약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호르몬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꼭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