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지는 보조제?…건강보조식품의 진실 혹은 거짓

  • 뉴시스
  • 입력 2024년 3월 5일 14시 18분


독일 DW 팩트체크…틱톡 거짓 정보 수백 건 '주의'
강황 효능, 특정 추출물의 특정 용량일 때 나타나
콜라겐은 대부분 동물 추출…흡수 효과도 불명확

“뇌의 신경전달물질 수치를 높여 똑똑해지는 보조제, 관절염을 예방하고 암 발병 가능성을 낮추는 강황 가루, 피부와 손톱 모발에 탄력을 주는 콜라겐…”

소셜미디어에 이 같이 주장하는 영상이 만연한 것을 두고 독일 공영 매체 도이체벨레(DW)가 지난 3일(현지시간) ‘팩트체크’에 나섰다. DW는 전문가를 인용 “많은 사람들이 식이보충제(Dietary Supplement·건강보조식품)를 일종의 천연 의약품으로 간주해 치료와 질병 완화에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강보조식품은 식단에서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필수 성분을 보충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건강보조식품은 의약품이 아니라 안전성과 품질 면에서 규제가 미흡하다. 또 건강보조식품 성분이 포장에 명시된 함량 만큼 포함되어 있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올라온 수백 개의 영상과 게시물에 대한 사실 확인 모니터링은 어려운 실정이다.

DW가 틱톡 등에 올라온 건강보조식품에 관한 영상을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건강보조식품의 건강 효능에 대한 거짓 정보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보조제를 먹으면 똑똑해진다?

지난해 9월에 올라온 조회수 170만회의 한 틱톡 영상은 “당신은 멍청한 것이 아니라, 뇌의 혈액 순환이 충분하지 않아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어 엘테아닌, 마그네슘 등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추천한다. 식물 추출물인 ’바코파 몬니에리’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수치를 높여 기억력을 향상시킨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프리데리케 슈미트 뤼벡대 영양학자는 ”신진대사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전문적으로 보이지만, 바코파 몬니에리를 섭취하고 뇌에 아세틸콜린이 많아져 기억력이 좋아졌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방법론적으로 타당한 연구는 없었다”고 꼬집었다.

강황이 기적의 치료제다?

15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낸 한 영상 속 틱톡커는 “강황 가루를 물에 녹여 마시는 것이 습진에 도움 된다”고 말한다. 또 강황은 독소를 해독하고, 관절염을 예방하고, 암 발병 가능성을 낮춘다고 설명한다. 이 영상은 지난해 11월 게재됐으며 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DW가 확인한 결과 이 영상도 거짓이다. 강황의 활성 성분 ‘커큐민’에 관한 연구는 진행된 적 있으며, 특정 강황 추출물이 특정 용량으로 섭취했을 때 항염증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단순 강황이 아니라, 강황 추출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기에 인간에게 미치는 효능은 다를 수 있다. 슈미트는 ”강황이 확실히 도움된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가려면 아직 멀었다”고 설명했다.

콜라겐이 피부, 모발, 손톱, 관절을 개선한다?

콜라겐의 효능에 관한 영상도 수십 건 확인됐다. 250만 조회를 기록한 한 영상은 “콜라겐이 피부, 손톱을 개선하고 모발을 튼튼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영상에선 콜라겐이 관절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DW는 이 역시 거짓이라고 보도했다. 콜라겐은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단백질로 뼈, 관절, 근육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콜라겐을 함유한 건강보조식품은 주로 동물에서 추출한다. DW는 ”우리 몸이 외부에서 공급받은 콜라겐을 얼마나 잘 받아들일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콜라겐의 잘 알려진 효능 중 하나인 피부 재생 효과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DW가 인용한 소비자 전문가에 따르면 콜라겐이 ’관절’ 기능에 도움을 준다는 내용의 광고는 유럽연합(EU)에서 승인된 바 없다.

독일의 콜라겐 파우더 제조사 글로우25(Glow25)는 ‘건강한 뼈와 관절’이라는 슬로건을 사용했다가 고소당했다. Glow25 측은 콜라겐 파우더가 피부, 모발, 손톱을 개선한다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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