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미국 국립과학연구재단(NSF) 예산을 약 8% 삭감했다. 지난해 재정수입이 감소했고 국방비 예산을 늘리자는 공화당 측 주장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제작 중인 거대 우주망원경 완성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우주 관측 분야에서 유럽과 중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과학계에 따르면 NSF의 자문위원회 국립과학위원회(NSB)가 최근 예산 삭감에 따라 지상 거대 우주망원경의 예산을 16억 달러(약 2조 원)로 제한했다. NSB는 홈페이지를 통해 “2024년 5월 NSF 회의에서 두 후보 망원경 중 (먼저 예산 지원할 망원경) 하나를 선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상이 된 망원경은 칠레에 건설 중인 거대마젤란망원경(GMT)과 하와이에 건설 예정인 30미터망원경(TMT)이다. 두 망원경 모두 각각 약 25억 달러(약 3조2700억 원)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 과학계에서는 “우주 관측을 선도하던 미국이 이제 유럽과 중국에 그 자리를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유럽남방천문대(ESO)는 이미 칠레에서 지름 39m 규모의 초대형 망원경(E-ELT) 건설에 돌입했다. 2027년 첫 관측이 목표다. TMT 망원경 건설에도 참여하고 있는 중국은 독자적으로 지름 8m 규모의 지상 우주 망원경 ‘EAST’를 제작하고 있다. 2030년까지 건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의 박병곤 대형망원경사업단장은 “미국은 두 망원경을 동시에 건설해야 유럽의 E-ELT가 볼 수 없는 영역까지 관측이 가능하다”며 “하나만 완공될 경우 우주 관측에서 유럽에 뒤지게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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