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명이 늘어난 지금도 은퇴 연령 기준이 65세인 건 좀 미친 짓(a bit crazy)이다.”
10조 달러(약 1경3487조 원)를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은퇴 시스템과 사회보험 고갈의 위기’를 경고하며 민관 모두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핑크 CEO는 26일(현지 시간) 주주 서한에서 “갈수록 현재의 은퇴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더 많은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이미 블록버스터급 체중 감량 약물이 의료 환경을 크게 재편하기 시작해 이 문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65세 은퇴’ 관념은 1922년 사라진 오스만 제국 시기 때 생겨난 것이다. 당시엔 1910년대 일을 시작한 사람은 은퇴 시기인 1952년이 되면 절반가량이 세상을 떠났다. 이 때문에 65세를 기준으로 한 사회보장 시스템이 문제 없이 작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세계는 65세 이상 인구가 2019년 11명 중 1명에서 2050년 6명 중 1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핑크 CEO는 “우리는 사람들이 더 오래 살 수 있도록 돕는 데 엄청난 에너지를 쏟으면서도, 사람들이 그 세월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집중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장 정부와 기업이 근로자에게 효과적인 연금제도나 금융교육 등의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핑크 CEO는 앞으로 21세기 중반에 다가올 가장 큰 경제적 과제는 ‘안전한 은퇴’와 더불어 디지털화와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50년 동안 금융업에 종사하면서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이렇게 커진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각 정부의 재정적자 누적이 심각하지만 “자본시장이 두 가지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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