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노벨상’ 수상 아쉽게 불발
“한국 아동문학 알릴 수 있어 기뻐”
볼로냐 아동도서전 북토크서 소감
“최종 후보가 된 것만으로도 기쁘고 영광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이금이 아동문학 작가(62)는 8일(현지 시간) 2024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글 부문) 수상 불발 이후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진행된 북 토크에서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수상엔 실패했지만 충분히 평가받았다는 의미였다. 이 작가는 “최종 후보에 든 것만으로도 조금이나마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을 알릴 수 있어 기뻤다”며 “(수상 불발에) 상처는 조금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즐거웠다”고 했다. 북 토크는 김서정 아동문학평론가 사회로 진행됐다. 현지 독자, 출판사 관계자 등 약 30명이 참가했다.
안데르센상은 아동문학상 중 최고 권위를 지녀 ‘어린이책의 노벨 문학상’으로 불린다. 2년 전 이수지 작가(50)가 한국인 최초로 그림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후 이금이 작가가 글 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 주목받았다. 하지만 최종 수상은 오스트리아의 하인츠 야니슈(64)에게 돌아갔다.
이금이 작가는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습작에 집중했고, 1984년 새벗문학상에 동화 ‘영구랑 흑구랑’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이 작가는 이날 북 토크에서 “내가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 처음 온 게 2000년이었다. 당시만 해도 이렇게 최종 후보 6명 안에 들어 이 자리에 다시 오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회상했다. 이 작가는 이어 “시상식 이후에 곧바로 북 토크를 하니까 상에 대한 생각도 나지 않는다”며 “올해가 등단 40주년인데 열심히 글을 썼다는 이유로 최종 후보에 뽑아준 것 같다”고 겸손을 내비쳤다. 이 작가는 또 “한국에서 다른 작가분들이 제가 최종 후보에 오른 것에 대해 자기 일처럼 기뻐하고 축하해줬다”며 “이금이 개인으로 온 게 아니라 한국의 아동·청소년문학을 대표해서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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