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더 ‘나쁜 잠’ 잔다 …“불면증 확률 남성의 2배”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4월 11일 16시 30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여성이 남성보다 더 ‘나쁜 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체내 시계가 6분 더 빨리 돌기 때문이라고 과학자들은 추측한다. 이는 그들이 자신의 환경과 동기화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또한 뇌에게 언제 졸음을 느껴야 하는지 알려주는 내부 회로에 혼란을 준다.

미국 하버드와 스탠포드대학교,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교의 연구진은 남성과 여성 사이에 존재하는 제대로 이해되지 않은 ‘수면 격차’에 관해 지난 10년 동안 발표된 수십 개의 학술 논문을 검토했다.

수면 의학 리뷰(Sleep Medicine Reviews) 저널에 최근 발표한 이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은 불면증을 경험할 확률이 남성에 비해 약 6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그들의 수면의 질을 낮게 평가하고 밤새 잠을 잘 못 잔다고 불평한다.

반면, 남성은 여성에 비해 깊은 잠을 자며,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 족이 될 확률이 더 높다. 수면 무호흡증을 겪을 위험도 더 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더 심층적인 실험에서는 신체에 내장된 시계의 빠르기, 즉 우리 삶의 리듬을 설정하는 ‘24시간 주기 리듬’ 측면에서 성별에 차이가 있음이 밝혀졌다.

잠이 오면 신체는 환경 신호에 반응하여 몇 시간 안에 심부 체온을 떨어뜨리고 눈을 감아 몸이 잠들 준비를 하게 한다. 내부적으로 신체는 우리를 잠들게 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더 많이 분비한다.

새로운 분석에 따르면 멜라토닌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일찍 분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 체온은 동일한 패턴을 따르는 것으로 보이며 여성의 경우 더 일찍 정점에 도달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연구 저자이자 스탠포드대 정신의학 전문가인 렌스케 로크 박사는 “이(6분) 차이는 작을 수 있지만 매우 중요한다”며 “심부 신체 시계와 수면/각성 주기 사이의 불일치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약 5배 더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누군가의 시계가 지속적으로 6분 더 빠르게 또는 느리게 작동한다고 상상해 보라”며 “며칠, 몇 주, 몇 달이 지나면서 이러한 차이로 인해 내부 시계와 빛과 어둠 같은 외부 신호 사이의 눈에 띄는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로크 박사는 “생체 리듬의 교란은 수면 장애, 기분 장애 및 인지 기능 저하와 관련되어 있으며, 생체 리듬의 미세한 차이조차도 전반적인 건강과 웰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동료 저자인 사우샘프턴 대학의 신경과학자 사라 첼라파 박사는 “수면의 질 저하는 불안 및 우울 장애와 관련이 있으며, 이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두 배 더 흔하다”며 “여성은 남성보다 불면증 진단을 받을 확률이 두 배 더 높지만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밤에 반복적으로 먹는 수면 관련 섭식 장애를 겪을 확률이 최대 4배 높았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하지 불안 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25~50%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은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수면 시간이 길고, 비렘수면 시간이 약 8분 정도 더 긴 경향을 보였다.

수면은 꿈을 꾸는 시간인 렘수면과 꿈을 꾸지 않는 시간인 비렘수면으로 대구를 이뤄 작용하는데, 렘수면 동안에는 뇌의 소모된 기능을 회복하고, 비렘수면 동안에는 신체의 근육을 회복한다. 성인 수면의 약 80%는 비렘수면이며 그중 깊은 잠을 자는 구간은 20%이다.

깊은 잠의 가장 깊은 단계에서는 뇌파가 훨씬 느려지며 이때 성장호르몬이 분비된다. 신체는 이를 사용하여 조직을 복구 및 재생하고, 뼈와 근육을 만들고, 면역 체계를 강화한다.

비렘수면에 소요되는 시간은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지만, 연구자들은 이러한 감소가 노인 남성에게서 더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남성은 수면 부족으로 인해 여성보다 더 많이 과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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