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의 꿈을 키우던 대학생과 40대 가장이 장기기증으로 총 9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강진식 씨(19)가 지난달 21일 전남대병원에 심장과 좌우 신장, 간장, 폐장을 5명에게 기증했다고 15일 밝혔다. 강 씨는 환자 100여 명의 회복을 돕기 위해 심장막, 심장판막 등 인체 조직도 기증했다. 올해 호남대 소방행정학과 1학년에 입학한 강 씨는 지난달 19일 하굣길 전동킥보드를 타다 넘어져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전남대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다음 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전북 군산시에서 3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난 그는 졸업 후 소방관이 되는 게 꿈이었으며 편의점, PC방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으로 지인들을 잘 챙겼다고 한다. 강 씨의 아버지는 “다른 이에게 나누는 걸 좋아하던 아들”이라며 “아들 몸의 일부라도 다른 사람의 몸에 살아 숨 쉬며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길 소망하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장기조직기증원은 김경모 씨(43) 역시 전남대병원에서 뇌사 판정을 받고 지난달 19일 간장, 신장, 심장, 폐장을 기증했다고 15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달 17일 잠을 자다 발생한 뇌내출혈로 전남대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이틀 후 뇌사 판정을 받았다. 김 씨의 가족이 “깨워도 일어나지 않아 즉시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8세 아들 및 어머니와 함께 지내던 김 씨는 배송기사로 일하며 주말에는 어머니와 교회에 가던 착실한 가장이었다고 한다. 김 씨의 누나는 “홀로 아들을 키우며 열심히 살던 동생이었는데 갑자기 떠나게 돼 황망하다”며 “조카는 ‘아빠는 천국에 갔다’고 알고 있다. 새 생명을 주고 떠난 만큼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지내면 좋겠다”고 했다.
변호순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 직무대행은 고인과 유가족에게 “생명 나눔을 실천해주신 따뜻한 마음에 감사드린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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