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건강은 남자의 손에 달렸다.
영국 셰필드 할람대학교 생화학과 교수 다니엘 켈리 박사는 최근 비영리 학술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글에서 자위를 자주 하는 남성이 전립선암을 예방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존재한다. 배뇨와 성기능에 긴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남성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대표적 기관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폐암, 위암에 이어 국내 남성 암 발생률 3위(전체 6위·2020년 기준)이며, 최근 상승률이 가장 가파르다.
뉴욕포스트의 25일(한국시각) 보도에 따르면 켈리 박사는 자위행위가 남성의 건강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여주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더 컨버세이션에서 공유했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자위나 성관계로 한 달에 21번 사정한 남성은 같은 기간 4~7회 사정한 남성보다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31% 낮았다.
지난 33년 동안 수행된 11건의 연구 중 7건에서 사정이 전립선암 위험을 낮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켈리 박사는 짚었다. 이 같은 연구들을 분석한 논문이 올 초 학술지 ‘임상비뇨기암’(Clinical Genitourinary Cancer)에 발표된 바 있다.
켈리 박사는 앞선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자위가 남성 건강에 좋은 이유를 정명히 알아내지는 못했지만 몇 가지 이론을 제시했다며 소개했다.
“기전(메커니즘)이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연구들은 사정이 전립선에 축적되어 있는 잠재적으로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독소와 결정질 구조의 농도를 낮춤으로써 전립선암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과 일치한다”고 켈리 박사는 말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사정은 전립선 내의 면역 반응을 변화시켜 암 발생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염증을 줄이거나 종양 세포에 대한 면역 방어를 증가시킬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위행위가 긴장을 완화해 신경계를 진정시키고 전립선 세포를 빠르게 증식케 해 암이 되는 것을 막는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는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전립선 암 위험 증가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주요 성 호르몬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남성은 일반적으로 성욕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남성은 성적 욕구가 더 크기에 발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전립선 암 예방효과 이외에도 심장, 뇌, 면역 체계, 수면과 기분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포함해 성행위와 사정은 이점이 있다”고 켈리 박사는 전했다.
그러면서 “사정과 전립선 암 사이의 연관성은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잦은 사정은 해가 되지 않고 아마도 좋은 일이므로 남성의 건강한 생활방식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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