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아바타’ 연출한 감독
AI의 영화계 일자리 탈취 논란 속
“AI, 감독 등 무엇이든 가능하지만
인생서 우러나오는 연기까진 부족”
“인공지능(AI)이 언젠가 영화감독이 될 수는 있지만 (영화 ‘터미네이터’ 주연) 아널드 슈워제네거를 능가할 수는 없다.”
영화 ‘터미네이터’와 ‘아바타’ 등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언젠가는 첨단 AI 시스템이 감독의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AI가 경험에 근거해 독창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캐머런 감독은 27일(현지 시간) 보도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자아와 의식이 있는 범용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 있다면 이를 누가 예술가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우리는 의식이 생겼을 때부터 예술을 해왔는데, AGI가 대본 작성, 감독 등 무엇이든 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생성 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텍스트(문장)로 비디오를 만든다”며 올 초 ‘소라(Sora)’를 선보였다. 소라로 만든 영상을 언뜻 보면 실사 영상과 구별하기 힘들다.
캐머런 감독은 이 기술과 관련해 “모두가 손가락을 까닥해 멋진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기능에 열광하지만, 그것으로 영화를 만들 수는 없다”며 “이 기술은 잠재력이 있지만 아직은 그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AI 기술이 영화 제작과 관련된 일상적인 작업을 줄여줘 감독이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장면을 촬영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22년 개봉한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 물의 길’은 작업에 13년이 걸렸다.
캐머런 감독은 그러면서도 AI가 배우를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계가 그럴듯한 연기를 보여줄 수는 있지만 인간 배우의 인생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특별한 창조의 순간까지 따라잡을 순 없다”며 “AI는 이미지를 제공할 순 있어도 감정을 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FT는 “캐머런 감독은 영화 제작에 있어 AI의 역할에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AI가 인간의 연기를 할 수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이번 인터뷰는 할리우드에서 AI 활용을 둘러싸고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작가조합(WGA) 및 배우·방송인노조(SAG-AFTRA)는 지난해 AI가 작가 및 배우 일자리를 빼앗아간다며 63년 만에 동반 파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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