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3번째 도전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25일 첫 공연
한국식 서사-디테일로 본고장 찾아
“사전공연서 흥행 예감… 롱런이 꿈”
“한국이 만든 K-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로 미국 브로드웨이를 사로잡겠습니다.”
25일(현지 시간) 미 뉴욕 맨해튼에 있는 ‘브로드웨이 씨어터’.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막이 오르자 관객들은 순식간에 1920년대 재즈 시대의 성대한 파티에 빠져들었다. 신나는 스윙재즈를 타고 생생한 영상 스크린과 화려한 무대가 펼쳐지자 영화보다 더 실감나는 분위기가 고조됐다.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가 1925년 발표한 소설이 원작. 영화로도 여러 차례 만들어진 작품이 브로드웨이로 귀환하자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의 관심도 크게 쏠렸다. 색다른 건 이 무대를 가능하게 만든 사람이 한국 뮤지컬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56)란 점이다.
신 대표는 해당 작품의 리드 프로듀서를 맡아 캐스팅과 음악, 무대, 연출, 제작을 총괄했다. 물론 원작과 배우, 작곡 등 현지화에도 공을 기울였지만, 한국식 서사와 디테일을 더해 K- 뮤지컬의 장점을 살렸다. 신 대표는 26일 언론과 만나 “브로드웨이에서 통하면 한국과 영국, 호주 등 세계 어디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지킬 앤드 하이드’ ‘드라큘라’ 등을 성공시킨 탄탄한 이력을 지닌 신 대표의 브로드웨이 도전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드림걸즈’로 문을 두드렸지만 트라이아웃(시범공연) 단계에서 포기했다. ‘홀러 이프 야 히어 미’(2014)와 ‘닥터 지바고’(2015)는 진입엔 성공했지만 흥행에서 쓴 맛을 봤다.
신 대표는 “브로드웨이는 냉정하다. 흥행이 저조하면 극장주가 바로 조기 중단시킬 수 있다”며 “개츠비는 이미 사전공연에서 흥행 기준인 ‘주당 매출 100만 달러(약 14억 원)’ 클럽에 들어 분위기가 좋다”고 자신했다.
현지에서도 호평이 적지 않다. WP는 “재즈시대의 열광적 팬들과 파워스타인 에바 노블자다(데이지), 제레미 조던(개츠비)의 팬들이 벌써부터 줄을 서고 있다”고 전했다. NYT도 “로맨스와 코미디가 잘 어우러졌다”고 평가했다. 연출을 맡은 마크 브루니는 “화려한 볼거리와 파티, 기쁨 등이 음악과 무대 연출로 잘 융합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설 위대한 개츠비가 가진 문학적 깊이를 다소 살리지 못했단 의견도 있다. NYT도 “개츠비의 비극적 서사는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현재 11살인 딸이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롱런을 하는 것이 꿈”이라며 “조만간 미국 (전국) 투어에 나설 예정이며, 영국 진출에 대한 논의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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