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감 ‘팍팍’ 손가락 관절 꺾기, 관절염 걱정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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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5월 10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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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캡처.
소셜미디어 캡처.
뚝! 뚜둑!

손가락 관절 꺾기는 섬뜩한 불쾌감부터 순수한 만족감까지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관절에 안 좋은’ 나쁜 습관이라는 선입견에도 불구하고, 이 행위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관절꺾기가 왜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는 지 알 수 있다.

▼관절 꺾기는 왜 그렇게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키는가?▼

손가락을 꺾을 때 나는 ‘뚜둑’ 소리는 실제 뼈끼리 부딪혀 나는 게 아니다. 관절포(관절을 감싸는 주머니) 안에는 주로 이산화탄소와 질소로 이뤄진 활액(윤활액)이 들어 있다. 관절을 가동범위 한계까지 늘리면 관절 사이 활액이 들어 있는 공간이 늘어나 압력이 낮아지면서 활액에 녹아있던 기체가 기포로 갑자기 빠져나온다. 이렇게 만들어진 미세한 기포는 곧바로 터지면서 순간적으로 83dB(데시벨)에 달하는 소리를 낸다는 게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단순히 기포가 생겼다 사라지는 현상이 왜 사람에게 만족감을 줄까.▼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 척추신경·정형외과 전문의 로제 멜리키안 씨는 손가락 관절 꺾기는 실제로 신체적 해방감과 일시적인 관절 가동성 증가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정말 기분을 좋게 한다”며 “한 가지 일반적인 이론은 갑작스러운 움직임이 관절 주변의 신경 종말(신경섬유의 끝부분)을 자극하여 통증을 줄이고 엔도르핀을 분비할 수 있다는 것이지만 아직 입증되지는 않았다”고 최근 과학전문지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러나 이 쾌감에는 생리학뿐만 아니라 심리학적 측면도 관련 돼 있다. 관절을 꺾어 소리를 내는 행위는 때로 습관이 되어 시간이 지날수록 강화되고, 플라시보(위약) 효과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관절이 꺾이는 소리만 들어도 쾌감을 얻는다고 말한다.

▼관절꺾기는 몸에 나쁠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가장 흔한 속설은 ‘손가락 관절을 자주 꺾으면 관절염 발병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1998년 이후의 연구에 따르면 손가락 관절 꺾기와 손가락 변형 관절염 유무 사이의 유의미한 상관관계는 없다고 멜리키안 씨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연구에 따르면 습관적으로 손가락 관절을 꺾으면 손이 더 자주 붓고, 악력이 감소 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악력 감소 추론은 확정적이지 않다. 2017년 학술지 ‘손 수술 과 재활’(Hand Surgery & Rehabilitation)에 실린 연구를 보면, 손가락 관절 꺾기 습관(하루 5회 이상)을 가진 35명과 그렇지 않은 35명을 비교한 결과, 습관적으로 손가락 관절을 꺾는 사람들은 대조군보다 손가락 관절 연골이 더 두꺼운 상태였지만 악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모든 관절 꺾기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목이나 척추와 같은 큰 관절은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이러한 부위는 복잡하고 잘못 다루면 두통, 팔다리 저림, 어지럼증과 같은 부상과 부작용이 발생하기 쉽다. 심한 경우 경추 조작은 동맥 박리 또는 내동맥벽 파열과 연관되어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손가락 관절을 비트는 동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 손가락은 구부러지도록 설계돼 있다. 비트는 움직임은 비정상적이다. 무리하게 비틀다 삐면 인대에 부담이 되고 관절이 손상 돼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대부분의 연구는 손가락 관절 꺾기 습관이 장기적으로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는 단단히 자리 잡았다.

척추신경·정형외과 의사 멜리키안 씨는 (스트레스 해소 등을 위해) 손가락 관절 꺾기를 하느냐는 질문에 안 한다고 답했다. 외과의사에게 손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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