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시간에 밥 먹는 데 집중하지 못 하고 주의가 산만해지면 만족감이 떨어져 나중에 더 많은 음식을 먹게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미국심리학회(APA) 학술지 ‘성격 및 사회심리학 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16일(현지시각) 발표됐다.
과학전문 매체 사이테크데일리(SciTechDaily) 등에 따르면 논문의 주저자인 벨기에 겐트 대학교의 스티븐 리 머피 박사는 “과식은 종종 자제력 부족으로 인해서”라며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소비는 특정 활동을 통해 일정 수준의 즐거움을 얻고자 하는 인간의 단순한 욕구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며 “주의가 산만해지면 더 많은 소비를 통해 이를 보상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산만함이 ‘쾌락적 소비’, 즉 제품과 경험이 우리에게 필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기분을 좋게 만들기 때문에 구매하고 사용하는 데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 알아보기 위해 진행했다.
머피 박사는 “어느 날 이러한 활동 중 하나 이상에서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지만,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원하거나 자신에게 좋은 것보다 더 많은 쾌락적 상품을 소비한다”고 지적했다.
머피 박사 팀은 먼저 음식 과섭취에 초점을 맞췄다. 대부분 18세에서 24세 사이인 여성 122명에게 점심을 먹기 전 얼마나 먹을 것으로 예상하는 지 물었다. 그런 다음 참가자들에게 식사를 방해받지 않는 상태, 중간 정도의 방해(비디오 시청), 큰 방해(테트리스 게임) 세 가지 조건 중 하나에서 식사를 하도록 했다.
점심 식사 후 참가자들은 얼마나 먹었는지, 식사를 얼마나 즐겼는지, 만족감을 느꼈는지, 더 먹고 싶은지 등에 관한 설문에 응했다. 이후 간식 섭취량도 기록했다.
주의가 산만한 상태에서 식사를 한 참가자들은 즐거움과 만족도가 떨어지고, 더 큰 포만감을 느끼고 싶은 욕구가 높아졌으며, 식사 후 간식을 더 많이 먹는다고 답했다.
연구자들은 이런 현상을 ‘쾌락 보상’이라고 부르는데, 다른 곳에서 추가적인 만족을 추구함으로써 즐거움의 손실을 보충하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쾌락 보상 효과가 식사 외에 다른 활동에서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영화감상이나 게임을 할 때 산만한 사람들은 원래 활동에서 충분한 즐거움을 얻지 못 해 이를 보상하려 추가 소비(예를 들면 소셜미디어 확인 등의 활동)를 더 많이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음식 외에서도 이 같은 효과가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해 18세에서 71세(대부분 여성) 사이의 220명을 일주일 동안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쾌락적 소비, 주의 산만, 만족도에 관한 설문조사를 하루에 7번씩 작성했다. 음식기반 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연구자들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소비하는 동안 주의가 산만해지면 기대했던 것 보다 제품을 덜 즐기고, 만족감을 덜 느끼며, 더 큰 만족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머피 박사의 연구팀은 음식을 먹거나 영화감상이나 게임을 하는 동안 주의가 산만해지면 소셜미디어 확인 같은 추기적인 미디어 소비에 더 많이 관여할 수 있다는 이론을 세웠다. 이들은 쾌락 보상 효과를 확인하고 재현하기 위해 추가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추가연구에서 이 효과가 확인되면 과소비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할 계획이다.
머피 박사는 “쾌락적 과소비의 주요 원인을 이해함으로써 이를 방지 할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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