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염증성 장 질환의 날] 장염? 염증성 장 질환 오해와 진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20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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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 19일은 ‘세계 염증성 장 질환의 날’이다.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환자를 지원하기 위해서 2012년 크론병·궤양성 대장염 협회 유럽연맹(EFCCA) 주도로 제정됐다. 
염증성 장 질환은 위장관에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며 완치되지 않는 난치성 질환이다. 대표적인 염증성 장 질환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태일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대한장연구학회 회장)를 만나 염증성 장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김태일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대한장연구학회 회장)

―염증성 장 질환이란?
“위장관에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병이다. 대표적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있다. 유전병은 아니며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이 유전적 소인이 있고, 이러한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여러 이유로 활성화된 장 염증이 가라앉지 않고 염증이 잘 발생할 수 있는 요인들에 의해 장 염증이 지속된다. 최근에는 아시아 국가에서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서구화된 식습관 등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고려된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어떤 차이가 있나?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모두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특징이 있다. 질환 침범 부위 등에서 차이가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과 직장 점막에 국한돼 얕은 궤양이 연속적으로 분포하는 양상을 보인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이르는 소화 기관 어디에서나 염증이 발생하며 깊은 궤양이 띄엄띄엄 나타난다. 두 질환의 근본적인 치료는 장의 염증을 줄이는 치료이기 때문에 유사한 점이 많다.”

―국내 유병률은 어떤가?
“2022년 기준으로 국내 염증성 장 질환 환자 수는 약 9만 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하면 40% 이상 증가했다. 실제로 한국의 염증성 장 질환 발병률과 유병률은 높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40대 초반이 5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 층에서 많이 발병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 경제 생활에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하는 연령대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염증성 장 질환의 진단이 어려운가? 
“진단이 어렵지는 않지만, 초기에는 과민성 장 증후군 등과 혼동될 수도 있다. 처음부터 증상이 강하게 나타나면 진단이 빨리 될 수도 있지만 초기에는 심하지 않은 설사, 복통 등의 증상만 나타날 수 있어 이를 간과하면 진단이 늦어진다. 염증성 장 질환은 지속해서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고 초기에 발견해 적합한 치료를 하면 염증 고리를 일찍 끊을 수 있기 때문에 3~4개월 이상 증상이 반복되면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으로 판단하며, 염증성 장 질환도 만성 염증 질환으로서 현재로서는 완치보다는 조절된 상태를 잘 유지해야 하는 질환으로, 대부분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염증성 장 질환이 완치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지?
“원인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염증성 장 질환은 유전, 환경, 면역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꾸준하고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를 통해 일반인과 같이 건강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의 치료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약물 치료가 가장 기본적이고, 심할 경우 수술 치료를 진행한다. 하지만 수술 치료만으로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므로 수술적 치료 후에도 지속적 약물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 큰 염증의 경우 수술로 조절한 후 나머지는 약물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다행히 염증성 장 질환은 과거에 비해 현재 다양한 치료제가 많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의 예방법은?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염증성 장 질환의 유전적 소인, 질환 전 단계 등 과정 등에 대해서는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아직 명확한 예방법이 많지 않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꾸준하고 적극적인 약물 치료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염증성 장 질환 자가 진단 체크 리스트

△장 증상
―꽤 오래전에 시작된 설사 또는 무른 변이 하루 3회 이상 있다.
―대변에 피가 묻어 나온다.
―만성적이고 반복되는 통증이 있다.
―밤에 복통, 설사 때문에 잠을 깬다
―항문질환(치루 또는 농양의 진단, 항문에서 고름이 나오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이 있다.

장 외 전신 증상
―이유 없이 체중이 빠진다. (체중의 5% 이상 감소)
―이유 없이 피곤하다.
―열이 나거나 밤에 베개가 젖을 정도로 식은땀이 난다.
―혈액검사에서 빈혈이 있다.
―가족 중에 염증성 장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

위와 같은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염증성 장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으니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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