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증인 심문 마무리…변호사 추가 증인 요청
21일 예정 검찰·변호인 최후 진술 다음 주 연기
배심원 무제한 토론 28일 이후에 시작 가능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에 대한 성추문 입막음 시도 형사 사건 재판에서 20일(현지시각) 검찰 측 핵심 증인인 마이클 코언 전 트럼프 해결사 겸 개인 변호사에 대한 트럼프 측 변호인의 반대 심문이 종료됐다. 이로써 검찰이 소환한 증인에 대한 심문이 모두 끝났다.
그러나 변호인 측이 3명의 증인을 소환함으로써 증인 심문이 이번 주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각) 15일 동안 20명의 증인에 대한 심문이 끝난 뒤 뉴욕 검찰이 증인 심문을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머천 판사는 변호인 측의 추가 증인 요청에 따라 검찰과 변호인의 최후 진술이 다음 주에 이뤄질 것으로 예고했다.
다음은 미 뉴욕타임스가 정리한 20일 재판의 주요 내용들이다.
◆트럼프 측 증인 코스텔로 변호사 소환은 실패작
이날 재판에서 트럼프 측은 증인 코언의 신뢰도를 떨어트리기 위해 코언의 전 자문 변호사를 자처한 로버트 코스텔로 변호사를 증인으로 소환했다. 그러나 후안 머천 판사가 코스텔로 증인의 증언 태도를 문제 삼으며 심하게 질책했다.
트럼프 측이 소환한 코스텔로 변호사는 자신이 2018년 코언에게 트럼프가 포르노 스타 대니얼스에 대한 입막음 돈 지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증언했다.
검찰이 연거푸 이의를 제기하자 코스텔로가 “아이고 이런(jeez)”이라고 말하면서 머천 판사가 재판을 중단하고 배심원을 내보낸 뒤 증인을 질책했다.
머천 판사는 이어 법정에서 기자들을 내보내면서 코스텔로에게 “재판 진행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지즈’라고 말하면 안 된다. 또 ‘속기록을 수정하라’고 말해서도 안 된다. 속기록 수정은 나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질책하면서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뉴욕에서 수십 년 동안 법조인으로 지내온 코스텔로가 이번처럼 심하게 질책을 받은 것은 처음 겪는 일이다.
◆검찰의 사진 증거 제출
지난 주 트럼프 측 토드 블랜치 변호사가 코언을 반대 심문하면서 2015년 10월 24일 코언이 트럼프 경호원 케이스 실러와 한 전화 통화에서 대니얼스에게 입막음 돈을 지불했다고 말한 것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했었다. 통화에서 아이들이 나를 놀리고 있다고 말한 것이 전부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검찰이 전화 통화 당시 실러와 트럼프가 함께 있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고 변호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판사가 사진을 사건 증거로 채택했다.
배심원들이 증거로 채택된 사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코언의 신뢰도를 떨어트리는데 집중한 트럼프 측 변론의 성과가 갈리게 됐다.
◆트럼프 변호사 전략, 성패는 반반
블랜치 트럼프 변호사가 코언이 트럼프와 전화 통화에서 입막음 돈을 지불했다고 말했다는 다른 전화 통화가 거짓말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코언은 단호하게 “트럼프가 나에게 맡긴 일이어서 스토미 대니얼스에 대해 트럼프와 대화했다는 것을 분명히 기억한다”고 반박했다.
반면 블랜치 변호사는 한편 코언이 충분한 보수를 받지 못한 것에 화가 나 트럼프 재단으로부터 3만 달러를 갈취했음을 인정하도록 만들었다.
◆코언, 재판 내내 놀라울 정도로 차분함 유지
코언은 자신이 잘못했음을 인정하면서도 끝까지 침착함을 유지했다.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코언은 이날 재판에서 자신이 재판 결과에 따라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가 무죄가 되면 “앞으로 말 할 기회가 더 많아진다”며 더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빠르게 진행되던 재판 속도 늦춰져
당초 20일 모두 마무리될 예정이던 증인 심문이 늦어지면서 검찰과 변호인에게 21일 최후 진술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던 머천 판사가 현충일(27일) 이후로 미뤘다.
특별한 변동이 없는 한 변호인의 증인 심문이 21일에 끝난 예정이다. 이후 배심원들은 27일까지 쉴 수 있게 되며 검찰과 변호인의 최후 진술이 28일 이뤄질 예정이다.
배심원들은 완전 합의를 이룰 때까지 무제한 토론을 할 예정이어서 평결 일정은 예상하기 어렵다.
한편 재판을 방청한 뒤 매일 오후 법원 앞에서 트럼프 지지 기자회견을 가져온 사람들의 목소리가 트럼프 반대 시위대의 방해를 받았다. 시위대는 지지자의 발언 도중 고함을 지르고 휘파람을 불고 소 방울을 울려 TV 중계되는 이들 발언 내용이 알려지는 것을 막았다.
이날 재판에는 모터사이클 갱단 헬스 앤젤스(Hells Angels)를 만들었던 척 지토가 방청하기도 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 갱단은 뉴욕의 갬비노 마피아 가문과 연계돼 있다. 지토는 뒤에 헐리우드에서 배우가 되기 위해 갱단을 그만뒀다. 지토는 마약 거래 혐의로 6년간 복역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전 모터사이클 모임에서 연설하면서 바이커들을 좋아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트럼프를 위한 바이커들이라는 단체가 트럼프의 2020년 대선 부정선거 주장을 지지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