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투건강―슬기로운 의료이용]중년 남성 괴롭히는 ‘전립샘비대증’, 40세부터 정기검진 받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22일 03시 00분


전립샘비대증
방치하면 급성 요도 폐색 등 합병증
유로리프트, 간단하지만 재발률 높아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 치료를

잔뇨감과 잦은 요의, 수면 부족 등을 만드는 전립샘(전립선)비대증은 자주 소변이 마려워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삶의 질마저 떨어뜨리는 대표적 남성 질환이다. 남성 생식기관인 전립샘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요도를 압박하면서 배뇨에 문제가 발생한다. 과거 중장년 남성이 주로 앓았으나 최근 젊은 층에서도 전립샘비대증 발병이 늘고 있다. 오진규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를 만나 전립샘비대증의 예방과 관리,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전립샘비대증 환자 90%는 50대 이상

오진규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전립샘(전립선) 모형을 들고 환자에게 전립샘비대증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제공
오진규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전립샘(전립선) 모형을 들고 환자에게 전립샘비대증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제공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립샘비대증 환자는 2012년 약 89만 명에서 2021년 약 135만 명으로 10년간 34%가량 늘었다. 50대 이상 환자가 90%를 넘는다. 방광 아래 있는 전립샘은 전립샘액을 분비해 정액을 만들며 정자를 보호한다. 평소 호두알 정도 크기를 유지하는데 문제가 생기면 야구공만큼 커질 수 있다. 노화 등이 주요 원인이지만 흡연, 식습관, 당뇨병, 고혈압, 우울증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잦은 배뇨감 △잔뇨감 △약해진 소변 줄기 △배뇨통 △성기능 저하 등이다. 치료하지 않고 놔두면 급성 요도 폐색, 요로결석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오 교수는 “낮에 한두 시간 간격으로 소변이 마렵거나 밤에 2회 이상 소변을 보려고 일어난다면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게 좋다”며 “소변을 보려고 할 때 빠르게 잘 나오지 않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생활 습관 바꿔 악화 막아야

치료 방법으로는 약물과 수술이 있다. 많이 처방되는 약물은 알파차단제로 전립샘과 방광 경부의 평활근을 이완시켜 배뇨를 돕는 역할을 한다. 남성호르몬 합성을 차단하는 안드로겐 억제제(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를 투약할 때도 있는데 이를 통해 전립샘 크기를 줄여 소변의 흐름을 개선할 수 있다.

오 교수는 “안드로겐 억제제를 복용한다면 약이 여성의 손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전립샘 내 호르몬 대사 변화를 막아 전립샘 크기를 줄이기 때문에 호르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립샘비대증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생활 습관을 바꾸라고 조언했다. 오 교수는 “자전거를 즐겨 탄다면 타면서 엉덩이를 들고 혈류가 통하는 자세를 반복적으로 취해야 한다”며 “전립샘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차원에서 마흔을 넘기면 정기적으로 전립샘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찰술 시술 5년 후 30% 이상 재발


약물치료로 호전되지 않고 요로 감염, 요도 폐색, 방광 결석, 신장 기능 저하 등이 발생하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수술 방법으로는 내시경을 삽입하고 비대한 전립샘을 절제해 지혈하는 전립샘 절제술 등이 있다. 수술 이후 역행성 사정, 발기부전 등 성기능 저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의료기기가 좋아져 정교한 절제가 가능해지며 부작용이 크게 줄고 재발 위험도 낮아졌다.

전립샘 결찰술(유로리프트 시술)은 절제술보다 마취 통증이 적고 시술이 짧아 일상 복귀가 빠르다. 비대해진 전립샘 조직의 좌우를 특수 금속실인 결찰사(임플란트)로 묶어 좁아진 요도를 넓히는 방식이다. 전립샘 결찰술은 전립샘 절제술보다 출혈량이 적고 수술 후유증으로 생길 수 있는 역행성 사정 발생 확률을 줄인 간편한 시술이다.

일부 병원은 전립샘 결찰술 1회 시술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며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5년 이내 전립샘비대증이 재발할 확률이 13.6%에 달한다. 또 결찰사로 전립샘 비대 조직을 옆으로 밀어 고정하는 방식이라 결찰사 고정 깊이에 따라 회음부 통증이 지속될 수 있다. 이런 경우 결찰사 제거 시술로 통증을 없애야 한다. 오 교수는 “전립샘 절제술도 재발할 수 있지만 유로리프트의 경우 간단한 시술인데도 재발률이 더 높다”며 “최근 유로리프트에 관한 여러 연구를 분석한 결과 수술 환자 중 1년 내에 6% 정도는 재수술이 필요했다. 5년 후에는 30% 이상 재수술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유로리프트 시술 효과 꼼꼼히 따져야

미국 비뇨의학회에 따르면 다양한 크기의 전립샘 비대증에 유로리프트를 시술한 결과, 전립샘 크기가 30∼80g을 초과하면 시술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방광 기능이 나빠도 효과를 얻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유로리프트 시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시술이다. 시술에 필요한 실 하나의 가격이 약 200만 원 정도다. 전립샘비대증 치료에 4∼8개 정도 필요해 수술 비용도 크게 올라간다. 오 교수는 “환자가 자신의 상태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고 전문의 상담을 충분히 거친 뒤 단계적으로 치료하는 게 좋다”며 “유로리프트 시술을 고려하고 있다면 진단이 정확한지,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지 등을 면밀하게 확인하는게 좋다”고 설명했다.

#헬스동아#건강#의학#전립샘비대증#결찰술#유로리프트 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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