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미국 월가에서 불법 내부자 거래로 부를 축적했다가 덜미가 잡혔던 ‘악질 주식중개인’ 이반 보스키(사진)가 20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87세.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보스키의 딸이 ‘아버지는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자택에서) 잠을 자던 중 영면했다’고 밝혔다”며 “‘월가의 탐욕’을 상징하는 인물이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1937년 디트로이트의 러시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회사 내부정보를 몰래 빼낸 뒤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을 벌여 막대한 재산을 모았다. NYT에 따르면 전성기 때 순자산이 2억8000만 달러로 현재 가치로 8억1800만 달러(약 1조1154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일당의 밀고로 덜미가 잡히며, 당시 벌금 1억 달러와 징역 3년6개월 형을 받았다.
보스키는 검찰과 플리바게닝(형량 거래)을 통해 ‘정크본드의 황제’ 마이클 밀켄을 붙잡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뉴욕남부지검 검사장이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다.
고인은 영화 ‘월 스트리트(1987년)’에서 마이클 더글러스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긴 위선적 기업사냥꾼 역할 ‘고든 게코’의 실제 모델로도 유명하다. 그가 체포 3일 전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경영대학원 졸업식 연설에서 했던 “탐욕은 좋은 것”이란 말은 영화에서 그대로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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