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 운영, 지하철 청소 등으로 모은 재산을 사후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기부한 홍계향 할머니가 별세했다. 향년 90세. 홍 할머니가 남긴 12억 원 상당의 유산은 고인의 뜻대로 지역 내 저소득층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22일 성남시에 따르면 1934년 부산에서 태어난 홍 할머니는 21세에 결혼한 뒤 상경해 노점에서 김·미역을 팔고 폐지를 주우며 생활했다. 1983년부터는 성남에 정착해 지하철 청소와 공장 일을 하며 돈을 벌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2002년 중원구 성남동에 4층 규모의 주택을 마련해 최근까지 거주했다. 그 사이 슬하에 하나 있던 딸이 질병으로 사망했고, 치매를 앓던 남편마저 세상을 떠났다.
홍 할머니는 2014년 6월 거주하던 주택을 사후에 성남시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 기금에 사용하도록 했다. 홍 할머니가 기부한 주택의 현재 시세는 12억 원 상당이다. 홍 할머니는 기부 결정 이후에도 노인 일자리 사업과 자원봉사를 하다가 지난해 9월 낙상사고로 왼쪽 다리뼈가 골절돼 수술 후 재활치료를 받았다. 올해 2월에는 오른쪽 다리뼈마저 골절돼 19일 별세 직전까지 병원에서 생활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21일 홍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신 시장은 “성남시가 어르신 마지막 가시는 길을 끝까지 배웅하겠다”며 “고인의 바람대로 남기신 유산은 지역 내 저소득층을 위해 소중히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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