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2년 조선-미국 통상조약때
최초의 태극기 본떠 그린 도안
美측 전권대사 슈펠트가 기증
의회도서관, 한국자료 50만건 소장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하는 1882년 5월 22일 사용된 태극기가 최초라고 추정할 수 있는 것이죠?”
2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의회도서관 아시아관. 조현동 주미대사는 종이에 펜으로 그려진 태극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가로 17cm, 세로 8.5cm의 이 태극기는 현존 최고(最古)의 태극기 도안으로 추정된다. 청색과 적색으로 채색된 태극무늬, 4괘(卦)의 모양을 갖췄으며 상단에는 ‘코리아(Corea)’, 하단에는 ‘깃발(Ensign)’이라는 글씨가 있다.
최초의 태극기가 미 의회도서관에 소장된 것은 이 도안이 142년 전인 1882년 조선이 외국과 맺은 최초의 수교 조약인 ‘조미 수호통상조약’을 채택할 당시 미국 측 전권대사였던 로버트 슈펠트 당시 해군 제독이 기증한 이른바 ‘슈펠트 문서’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당시 조약을 중재했던 청나라는 조선에 청나라의 황룡기와 비슷한 ‘청운홍룡기’를 게양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슈펠트 제독이 조선 측에 “독립국으로서 국기를 제정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선왕조가 역관 이응준에게 지시해 그린 국기가 최초의 태극기로 추정되지만 현재 전해지지 않는다. 이를 본떠 그린 태극기 도안을 슈펠트 제독이 보관하다 미 의회도서관에 기증한 것이다. 조약 체결 142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1400년대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60여 점의 금속활자,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전집’ 등이 공개됐다.
의회도서관은 외관에 설치된 33인의 인종 조각에 조선 사대부가 정자관을 착용한 모습의 한국인 두상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조현동 주미대사는 “1882년 조약으로 시작된 한미 관계는 지난해 한미동맹 70주년보다 두 배나 긴 역사를 지녔다”고 했다. 이어 “태극기 도안, 금속활자를 직접 보고 싶어 하는 양국 국민이 얼마나 많겠느냐”며 전시회를 열어 이번 자료를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할 뜻을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