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유목문화는 세계 유일 자산…K-컬처와 교류하고 싶어”[인터뷰]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24일 15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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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 문화의 가장 특별한 점은 ‘살아있는 문화’라는 점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숨 쉬며 번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목 문화는 몽골이 독특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생산하게 하는 자원이 됩니다. ”

너밍 친바트 몽골 문화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동아일보 화상 인터뷰에서 몽골의 문화적 잠재력을 강조하며 영화 공동제작 등 한국과 몽골 문화 교류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너밍 장관은 지난달 몽골 관광 홍보 행사(Go Mongolia) 참석차 방한했다.

너밍 친바트 몽골 문화부 장관. 몽골 문화부 제공

너밍 장관은 유목 문화에 바탕을 둔 몽골의 문화 콘텐츠에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몽골 유목 문화는 서구 문화와는 차별화되며, 자연과 깊이 연결된 귀중한 자원”이라며 “우리 문화유산을 현대 생활 방식과 결합하면 세계에서 전례가 없는 새로운 문화를 선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목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창조적 문화의 사례로 몽골 대표 록 밴드 ‘더 후 (The HU)’를 꼽았다. 더 후는 서구에서 출발한 하드 록 음악을 선보이지만, 마두금 등 몽골 전통 악기로 연주한다. 이들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유목민 전통 창법 ‘흐미’로 노래한다.

2019년 4월 발표한 데뷔 앨범은 미국 빌보드 ‘핫 록’ 차트에서 22위를 기록하며 몽골 가수 최초로 빌보드에 진입했다. 너밍 장관은 “더 후는 유목 생활 문화를 바탕으로 세계에 없는 독특한 유형의 록 음악을 만들었다”고 추켜세웠다. 이밖에 몽골 제국 역사를 담은 뮤지컬 ‘몽골 칸’이 지난해 영국 런던에서 개막하기도 했다.

몽골 록 밴드 ‘더 후(The HU)’. 사진 출처 더 후 홈페이지

몽골은 정부 차원에서 전통문화 보존과 문화 콘텐츠 접근성 확대를 위한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2022년 개관한 칭기즈칸 박물관은 가장 큰 사업 중 하나다. 2021년엔 16세 이하 어린이의 무료 관람 등을 규정한 몽골의 첫 박물관법이 통과됐다. 너밍 장관은 “아이들이 박물관을 찾아 배우는 모습을 보니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올 3월부터는 스페이스X 위성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사업을 시작해 인터넷 보급에 새로운 막을 열었다.

몽골 문화부는 2020년 ‘교육문화과학부’에서 분리돼 독립 부처로 출범했다. 2021년부터 부처를 이끌어 온 너밍 장관은 “이전엔 정식 분야로 인정받지 못한 문화·창조 산업을 구축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현재 문화부는 문화 산업을 발전시켜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21년 1.4%에서 2027년까지 7.4%로 늘리는 게 목표다.

올 3월 부산에서 열린 한국·몽골 수교 34주년 기념 제1회 몽골 영화제 포스터. 사진 출처 몽골영화제 홈페이지
올 3월 부산에서 열린 한국·몽골 수교 34주년 기념 제1회 몽골 영화제 포스터. 사진 출처 몽골영화제 홈페이지

너밍 장관은 “한국과 몽골이 최근 3년간 관광과 문화 분야 등에서 빠른 속도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몽골은 2022년 6월부터 한시적으로 한국인 관광객에 90일간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한국은 러시아와 중국 다음으로 몽골을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몽골 문화부는 지난해 ‘2023-2026 문화교류시행계획서’를 체결해 △문화예술기관 간 교류 △국제 영화 공동제작 협력 △방송프로그램 민간 교류 장려 등 교류 촉진·확대를 논의했다.

너밍 장관은 몽골에서 한국 문화가 인기가 높은 만큼 한국도 몽골 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했다. 그는 “몽골 사람들은 한국 팝 스타와 음식을 접하며 자라 한국 문화는 매우 인기 있다”며 “관련 문화 행사를 열고 영화 등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교류 확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몽골#너밍 친바트#유목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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