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가 되어 어디든 날아/자유롭게 어디든 날아/님 계신 곳으로 날아/날개 펴고 님 계신 곳으로 날아서 간다/님 계신 곳으로 날아가고 싶다.’(한정선 시 ‘새’)
희귀병에 걸려 지체장애를 갖게 된 40대 여성이 뇌사 상태에 빠진 뒤 5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4일 서울 동작구 서울대 보라매병원에서 한정선 씨(46·사진)가 심장, 간, 좌우 신장, 좌우 폐를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28일 밝혔다. 서울에서 1남 1녀 중 장녀로 태어난 한 씨는 7세 때 뇌혈관이 좁아지는 희귀난치병 모야모야병에 걸려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시를 쓰며 마음의 안정을 찾았고 서울시립 뇌성마비복지관에 날마다 방문해 직원들에게 직접 쓴 시를 나눠주곤 했다. 그러다 지난달 30일 연락이 안 되자 집으로 찾아간 활동지원사에 의해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한 씨의 가족들은 “장애로 신체가 자유롭지 못했던 한 씨가 수혜자를 통해 건강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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