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첫째주는 세계 부정맥 주간이다. 심장의 정상적인 박동 리듬이 깨져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은 심장의 전기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부정맥은 두근거림, 어지러움, 숨 가쁨 등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증상이 많아 자칫 방치하기 쉽다.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을 방치하면 뇌졸중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심장의 박동이 빠르고, 불규칙적이고, 부르르 떨리는 현상이 발생한다면 ‘심방세동’일 수 있다. 심장의 전기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생기거나 전달돼 발생한다. 심방세동은 부정맥 중 매우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심방세동 환자 중 약 84%에 해당하는 24만6776명이 60세 이상일 정도로 노년층에서 흔하다.
심장박동이 분당 50회 미만으로 느리게 뛰는 ‘서맥’은 심장의 전기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느리게 생기거나 전달이 잘 되지 않아서 생긴다. 대부분 노화로 인해 발생한다. 심평원 통계를 보면 2022년 서맥의 대표적인 치료법인 인공심장박동기 수술을 받은 환자 중 약 82%가 60세 이상이다.
부정맥 증상으로는 피로감, 어지러움, 숨이 찬 느낌 등이 있다. 흉통을 호소하거나 실신하는 경우도 있다. 심방세동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심계항진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문제는 어지럽거나 가슴이 두근대고 숨이 차는 등의 증상이 일상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증상이라는 점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 증세, 심실 조기 수축 등 가벼운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경미한 부정맥으로 알려진 심방 및 심실 조기 수축도 위험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증상이 심하거나 기저질환으로 심장질환이 있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부정맥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난다면 반드시 부정맥 전문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양소영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특히 심방세동은 노화와 관련이 있어 노년층에서 흔하다”면서 “노년층은 부정맥 증상에 대한 인지 자체가 부족해 치료를 놓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을 방치하면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심방세동은 방치하면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 심방세동으로 심방이 충분히 수축하지 못하면 심방 내부에 혈액이 정체돼 혈전이 생기고, 혈전이 혈류를 타고 이동하다가 뇌의 혈관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맥은 심한 경우 심장이 몇 초간 멈춰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있어 위험하다. 부정맥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부정맥은 심전도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대부분 간헐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장기간 관찰하는 검사가 많다. 스마트워치의 심전도 측정 기능도 부정맥 진단에 유용하다. 양 교수는 “가슴이 두근대거나 이상한 증상이 느껴질 때마다 스마트워치로 기록해 두고 의료진과 공유하면 부정맥 진단, 치료 계획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정맥은 유형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치료를 요하지 않는 부정맥의 경우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면 경과를 관찰한다. 심방세동은 약물 치료효과가 없다면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 냉동풍선시술 등을 시행하고 있다. 심방세동은 뇌졸중 위험도를 평가한 후 항응고제를 처방해 혈전 형성을 예방하는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서맥은 노화로 심장의 전기 신호 생성·전달 기능이 약해져 발생해 약물 치료는 어렵다. 인공심장박동기 시술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에는 스텐트 삽입술처럼 카테터를 통해 심장에 삽입하는 무선 인공심장박동기도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양 교수는 “인공심장박동기 시술은 시술 자체의 위험도가 낮은 편“이라면서 “심장이 몇 초라도 멈추면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있기 때문에 고령의 서맥 환자는 시술을 미루지 말고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어지럽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차는 등의 증상이 반복되면 바로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일상에서도 부정맥 증상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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