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 37%만 골든타임 내 병원 도착…지역 간 격차도 심해

  • 뉴스1
  • 입력 2024년 5월 31일 14시 08분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구급차들이 줄이어 세워져 있다. 2024.4.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구급차들이 줄이어 세워져 있다. 2024.4.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국내 연구팀이 10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뇌졸중 환자의 병원 도착 시간을 분석한 결과 약 37%만이 골든타임(4시간 30분) 내에 병원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에 따라 병원 도착 시간이 큰 차이를 보여 지역별 맞춤형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정근화 신경과 교수와 이응준 공공임상교수 연구팀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전국 61개 병원을 찾은 급성 뇌경색 또는 일과성허혈발작 환자 14만4014명을 대상으로 병원 도착 지연 추세와 지역별 격차를 평가했다.

뇌경색 치료의 핵심은 골든타임으로 알려진 4시간 30분 안에 병원에 도착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분석 결과 골든타임 이내에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36.8%에 불과했다. 중앙값은 460분(7시간 40분)에 달했다.

또한 지니 계수(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0은 완전평등, 1은 완전불평등을 의미)를 사용해 지역 간 병원 전 단계 소요 시간의 격차를 평가한 결과, 지역 간 불균형이 0.3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유지됐다.

이는 병원 도착 지연 시간에 있어 상당한 수준의 지역 간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높은 수준의 불평등에는 응급의료 서비스와 자원의 분포, 지역별 교통 상황, 의료 인프라 접근성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격차 해소를 위해 지역별 맞춤형 대책과 자원 배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정근화 신경과 교수, 이응준 공공임상교수. (서울대병원 제공)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정근화 신경과 교수, 이응준 공공임상교수. (서울대병원 제공)

이에 더해 병원 도착 지연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경미한 뇌졸중 증상(1.55배) △기존 신체적 장애(1.44배) △당뇨병(1.38배) △65세 초과 고령(1.23배) △흡연(1.15배) △고혈압(1.12배) △여성(1.09배)으로 조사됐다. 이 요인들을 가진 환자들은 골든타임 내에 병원에 도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과거 뇌졸중, 일과성허혈발작이나 관상동맥질환의 병력이 있는 경우, 심방세동을 진단받은 경우, 응급실을 통해 내원한 경우, 지역 내 인구 10만 명 당 구급차 수가 많은 경우에는 4시간 30분 이내에 병원에 방문할 가능성이 높았다.

또 골든타임이 지나 병원에 도착한 환자들은 기능적 독립성을 갖추고 퇴원할 가능성이 낮았다. 즉 병원에 빨리 도착할수록 치료 후 퇴원 시에 독립적 일상생활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골든타임 내에 도착해야 시행할 수 있는 정맥내 혈전용해술 치료를 받은 환자의 비율은 2014년 9.2%에서 2021년 7.8%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근화 교수는 “병원 도착 지연에 지역 간 격차가 크다는 것은 전국 어디에 거주하더라도 동일한, 높은 수준의 뇌졸중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뇌졸중 안전망’ 구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일반인 대상의 교육·홍보뿐만 아니라 취약 계층 및 각 지역의 특성에 기반한 맞춤형 정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유럽 뇌졸중 저널(European Stroke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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