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대통령 당선 아이슬란드, 득표 1~3위 모두 여성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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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도티르, 34% 득표로 당선
육아휴직때 급여 최대 80% 지급 등
왜 성평등 1위 국가인지 잘 보여줘

할라 토마스도티르 아이슬란드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선거운동 기간 중 건강보조식품 회사를 운영하는 남편 비외른 스퀼라손 씨와 함께한 모습. 사진 출처 토마스도티르 당선인 인스타그램
할라 토마스도티르 아이슬란드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이 선거운동 기간 중 건강보조식품 회사를 운영하는 남편 비외른 스퀼라손 씨와 함께한 모습. 사진 출처 토마스도티르 당선인 인스타그램
“영광에는 큰 책임이 따릅니다. 그 책임을 진지하게 다하겠습니다.”

14년 연속 세계 성평등 지수 1위를 달리는 아이슬란드에서 28년 만에 다시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1일(현지 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당선된 할라 토마스도티르 후보(56)는 2일 수도 레이캬비크에 있는 자택 앞에서 벅찬 가슴을 다스리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아이슬란드는 1980년 세계 최초로 민주선거로 여성 대통령을 선출했고, 당시 비그디스 핀보가도티르 대통령이 1996년까지 재임한 뒤 이번에 역대 두 번째 여성 대통령을 배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아이슬란드 대선은 득표율 1∼3위가 모두 여성 후보였다. 개표 결과 토마스도티르 후보가 34.3%를 얻어 임기 4년의 차기 대통령에 오르게 됐다. 25.2%를 득표한 카트린 야콥스도티르 전 총리와 15.5%의 할라 흐륀드 로가도티르 후보가 뒤를 따랐다. 올해 대선 투표율은 78.83%로 1996년 이후 가장 높았다.

8월에 취임하는 토마스도티르 당선인은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 정치적 이슈보다 사회적 문제에 집중해 큰 지지를 받았다. 소셜미디어가 청년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나 아이슬란드 관광 활성화, 인공지능(AI)의 미래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논제를 잘 파고들었다는 평이다.

토마스도티르 당선인은 국제 비즈니스 및 경제를 전공한 기업인 출신이다. 2008년 금융위기에서 살아남은 아이슬란드 투자사 ‘아위뒤르 캐피털’의 공동 창업자였으며, 아이슬란드 최초로 여성 상공회의소 회장에 오르기도 했다. 직장 문화의 다양성 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단체 ‘비팀(B Team)’에서 최고경영자를 맡기도 했다.

유럽 매체들은 “여성 후보가 1∼3위를 차지한 이번 대선은 세계경제포럼(WEF)이 아이슬란드를 왜 14년째 세계 성평등 국가 1위로 선정했는지를 잘 보여 준다”고 전했다. WEF에 따르면 아이슬란드는 직원 25명 이상의 기업에 남녀 동일 임금을 지급했음을 증명할 의무를 부여한다. 육아휴직 기간엔 급여의 최대 80%를 지급하는 정책도 있다. 기업 이사회의 40%는 여성으로 구성해야 한다.

아이슬란드는 21세기 들어 여성 총리도 2명 배출했다. 요한나 시귀르다르도티르 총리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이번 대선에서 2위였던 야콥스도티르 총리는 2017년부터 올해 4월까지 직을 수행했다. 의원내각제인 아이슬란드에서 대통령은 헌법과 국민 통합의 수호자라는 상징적 역할을 수행하며, 실질적인 권한은 대부분 총리에게 있다.

#세계 성평등#지수 1위#아이슬란드#여성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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