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은 통상 50세 이후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젊은 대장암’이라 불리는 조기 대장암 발병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국제의학저널 란셋에 2022년 실린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20~49세 대장암발생률은 인구 10만 명 당 12.9명으로 조사대상 42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젊은 대장암’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 암 협회(American Cancer Society)에 따르면, 2019년 새로운 대장암 사례의 20%가 55세 미만의 사람들에게서 발생했으며, 이는 1995년 11%에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왜일까.
지방은 많고 식이섬유는 적은 식단이 소화 체계에 변화를 일으켜 대장암 조기 발병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OSU) 연구원들은 육류와 가공식품을 자주 먹는 이른바 ‘서구식 식단’이 위장관 내 세균의 미세한 균형을 무너뜨려 세포를 더 빨리 노화시키고 암에 더 취약하게 만드는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4·5월31일~6월4일)에서 발표했다고 뉴욕 포스트가 4일 보도했다.
OSU 과학자들은 조기 발병 대장암 환자들의 평균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연령보다 15년 더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 후기 발병 대장암 환자들은 생물학적 나이와 실제 연령이 비슷했다.
생물학적 나이는 세포, 조직, 기관의 나이를 의미한다. 성장 발육 정도와 건강 상태, 몸의 전반적인 기능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OSU 연구원들은 입에서 흔히 발견되는 치주질환 원인균의 일종인 푸소박테륨(Fusobacterium)을 대장암 성장을 촉진하는 주범으로 지목했다.
이 세균과 대장암의 관련성을 연구한 사례는 또 있다.
미생물과 암의 연결고리를 연구한 시애틀 프레드 허친스 암센터 부교수인 수잔 불먼 박사는 지난 4월 ‘국립 암 연구소 저널’(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에 발표한 논문에서“미생물은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것들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따라서 이 미생물이 종양에 침투하여 질병 진행을 적극적으로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 해당 정보를 활용하여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식이 섬유를 적절하게 섭취할 경우 식도암, 위암, 결장암 및 직장암(통칭 대장암)을 포함한 여러 유형의 암 위험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
식이섬유는 이를 먹이로 삼는 장내 유익균의 성장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은 사과 오렌지 같은 과일, 양배추 등 채소, 통곡물, 견과류 등이다.
한국 성인의 하루 식이섬유 권장 섭취량은 남성 25g, 여성 20g인데, 평균 섭취량은 이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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