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리타 화상’(margarita burns)이라고 불리는 식물광 피부염이 있다. 식물 속 광활성 물질이 자외선에 반응해 피부에 발진을 일으키는 것이다.
3일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영국 레딩에 거주하는 여성 타일러 필드(25)는 지난달 19일 햇볕 아래서 7개월 딸과 시간을 보내다가 딸 입 주변에 생긴 발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처음엔 햇볕에 화상을 입은 건가 생각했지만, 다음날 손과 팔 얼굴 주위가 온통 불에 덴 것 처럼 물집이 일어났다. 아기의 입안에도 체액이 가득 찬 물집이 생겼다.
화근은 딸에게 간식으로 쥐여준 샐러리 스틱(줄기)였다. 샐러리를 준지 15분 만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
타일러는 뒤늦게 이 증상이 ‘마가리타 화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식물에 나타난 2차대사산물 푸로쿠마린(furocoumarin)이 아이의 연약한 피부에 발진을 일으킨 것이다.
이는 주로 감귤류 식물에서 흔히 발견되는데, 샐러리나 파슬리, 무화과, 당근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식물이 곰팡이나 박테리아, 곤충에 대항하는 역할을 한다.
보통 피부에 닿은 뒤 수 시간 내에 접촉 부위가 가렵거나 심하게 붉어지고 물집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증세가 심하지 않으면 흐르는 물에 비누로 씻어내 진정시킬 수 있지만, 물집이 생기거나 진물이 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타일러는 “엄마로서 큰 죄책감을 느낀다”며 “딸에게 평생 흉터가 남을까 두렵다”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겪으며 식물 화상에 대해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랐다. 엄마들에게 이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캐나다에서도 리아나 벤자크라는 여성이 야외에서 7개월 아이에게 샐러리 스틱을 먹였다가 입 주변이 물집으로 뒤덮였다고 호소한 바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