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창어 6호’, 인류 최초 달 뒷면 토양 캡슐 싣고 25일 지구 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4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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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어 6호가 달 뒷면에서 펼친 중국 국기 오성홍기 [CCTV(관영 중국중앙TV) 캡처]
창어 6호가 달 뒷면에서 펼친 중국 국기 오성홍기 [CCTV(관영 중국중앙TV) 캡처]


“달 뒷면에서 보물찾기가 성공적으로 끝났고 창어 6호는 고향으로 출발했다.”

중국 달 탐사선 ‘창어(嫦娥‧중국 달의 여신 항아) 6호’가 4일 달 뒷면 토양 채취를 마치고 지구를 향해 성공적으로 이륙했다. 중국은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한 데 뒷면 토양까지 채취한 최초의 국가가 됐다. 창어 6호는 25일경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달 뒷면은 지구와 통신이 어려운데다가 지형도 착륙에 적합하지 않아 좀처럼 탐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학계에선 이번 탐사로 달 뒷면에 대한 연구가 진척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달 뒷면 토양 분석이 약 45억 년 전 달의 형성 및 진화 과정을 풀어내는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 인류 최초로 달 뒷면 토양 채취

[CCTV(관영 중국중앙TV) 캡처]
[CCTV(관영 중국중앙TV) 캡처]


이날 중국국가우주국(CNSA)은 “오전 7시 38분 창어 6호가 달 토양을 싣고 이륙했으며 달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며 “인류의 달 탐사 역사상 전례가 없는 업적”이라고 밝혔다. CNSA에 따르면 창어 6호는 ‘SPA(사우스 폴 에이큰) 분지’에서 드릴을 이용한 시추와 로봇 팔을 이용한 표면 채취 등 두 가지 방식으로 달 뒷면 토양을 수집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번 토양 채취 작업은 시추부터 밀봉까지 단숨에 이뤄졌다. 당초 달 뒷면은 태양 빛이 닿지 않는 ‘음영 지역’이 있어 지구와의 통신이 원활하지 않다. 이에 창어 6호는 지구의 명령을 착륙선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스마트 신속 샘플링’ 기능을 탑재했다. 신화통신은 “달 표면 채취 작업 시간을 20시간 미만으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또 CNSA는 “창어 6호에 탑재된 착륙 카메라와 파노라마 카메라, 달 토양 구조 탐지기, 달 광물 스펙트럼 분석기 등이 정상 작동하면서 달 표면 탐사도 계획대로 진행됐다”며 “창어 6호에 탑재된 유럽우주국의 달 음이온 분석기, 프랑스의 달 라돈 탐지기 등도 정상 작동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번 탐사로 달 뒷면에서 최초로 국기를 흔든 국가가 됐다. CNSA는 “표면 채취를 마친 창어 6호에 실려 있던 오성홍기가 달 뒷면에 성공적으로 펼쳐졌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탐사에 대해 “인류 달 탐사 역사상 전례 없는 쾌거”라고 설명했다. 창어 6호는 이달 25일경 중국 북부 내몽골 지역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 달 뒷면은 달 형성 과정을 푸는 열쇠

[CCTV(관영 중국중앙TV) 캡처]
[CCTV(관영 중국중앙TV) 캡처]


이번 중국의 달 뒷면 착륙은 중국의 우주 기술이 높은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 최초로 달 뒷면 토양을 성공적으로 지구에 가져올 경우 달의 형성 과정 등에 대한 비밀을 파헤칠 것으로도 전망된다.

달은 항상 지구에 앞면만을 보여준다. 달 뒷면을 탐사할 때는 지구와 직접 통신이 불가능하다. 미국 ‘아폴로 11호’를 비롯해 지금까지의 달 착륙이 달 앞면에 집중됐던 이유다. 유일하게 중국만 2019년 창어 4호와 올해 창어 6호를 성공적으로 달 뒷면에 착륙시켰다. 이는 달 뒷면과 지구를 연결해 줄 고도의 통신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은 달의 뒷면을 바라볼 수 있는 궤도에 ‘통신중계위성’을 발사해 문제를 해결했다. 창어 4호 발사 이전 ‘오작교’를 뜻하는 통신 위성 ‘췌차오(鵲橋) 1호’를 발사했고, 이번 창어 6호 발사에는 ‘췌차오 2호’의 도움을 받았다.

통신의 어려움 외에도 여러 악조건이 많다. 먼저 지형 구조가 착륙에 어렵다. 넓고 평평해 ‘달의 바다’로 불리며 착륙에 유리한 지형은 84%가 달의 앞면이다. 또 뒷면은 태양빛에 노출돼있지 않아 탐사선 입장에서는 ‘눈을 가리고’ 착륙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중국의 달 뒷면 착륙은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달의 원하는 곳 어디든 갈 수 있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달의 뒷면은 앞면과 형성 과정 등이 다른 것으로 추측된다. 달 뒷면의 토양을 성공적으로 채취해 올 경우 달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창어 6호가 착륙한 달 뒷면의 SPA 분지는 직경 약 2500km에 달하며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크고 오래된 달의 분지다. 과학자들은 이곳이 운석 등으로부터 거대한 충격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달의 형성과 진화에 큰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돼 연구 가치가 높다.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는 “SPA에는 다른 지역에서는 깊이 파고 들어가야 할 달의 맨틀이 표면에 노출돼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샘플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CCTV(관영 중국중앙TV) 캡처]
[CCTV(관영 중국중앙TV) 캡처]


#창어 6호#중국#달 탐사선#달 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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