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 광구 연내 시추]
韓분석 액트지오가 매장량 평가
노르웨이, 석유 판 돈 국부펀드 적립
미래세대 위해 2200조원 자금 운용
남미의 가이아나는 세계 최빈국에서 석유 부국으로 수직 상승한 극적인 사례다. 윤석열 대통령이 “금세기 최대 석유 개발 사업”이라고 언급한 가이아나 광구는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 업체 ‘액트지오(Act-Geo)’가 앞서 프로젝트 평가를 수행한 곳이기도 하다.
사탕수수 농사가 주요 산업이던 가이아나에서 처음 석유가 발견된 건 2015년.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이 7년의 탐사 끝에 가이아나 앞바다 스타브로크 광구에서 석유 시추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석유 매장량은 총 110억 배럴. 금세기 발견된 매장지 중 최대 규모였다.
2019년 12월 원유 생산이 시작됐고, 산유량은 올해 초 하루 65만 배럴까지 늘어났다. 2027년 말이면 그 두 배인 130만 배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카타르와 맞먹는 수준이다.
석유 수출로 막대한 달러가 유입되면서 가이아나 경제는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은 2022년 62%, 지난해 38%나 증가했다. 2022년 기준 가이아나의 1인당 GDP는 1만8199달러로 4년 전(6094달러)의 3배가 됐다. 수치상으로는 중국(1만2700달러)이나 러시아(1만5270달러)를 추월했다.
하지만 경제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돌아가는 건 아니다. 지난해 가이아나 실업률은 10.3%. 석유 개발과 건설 붐으로 경기는 호황이지만 늘어난 일자리 상당 부분을 외지인이 채운다. 농사만 짓던 현지인이 심해 채굴 같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일에 바로 투입될 순 없기 때문이다. 분배를 둘러싼 정치적 분열도 심화됐다. 새 유전을 둘러싸고 이웃 베네수엘라와 영유권 분쟁도 생기고 무력충돌 위험도 커졌다.
반면 1969년 북해 유전 발견으로 부국이 된 노르웨이는 ‘자원의 함정’을 피하기 위해 1990년 국부펀드를 설립해 석유 수출로 얻은 수입을 적립하고 있다. 당장 복지 지출에 흥청망청 쓰는 대신 미래 세대를 위해 쌓아놓고 불리는 데 초점을 뒀다.
덕분에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한국 한 해 GDP와 맞먹는 1조6000억 달러(약 2200조 원)의 자금을 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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