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로 유명한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가 뇌혈관성 치매 예방에 도움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현지시각)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등 공동 연구진은 미세 뇌경색을 경험한 적 있는 고령층 성인 75명을 대상으로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이 뇌혈관에 미치는 효과를 조사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를 비아그라, 실로스타졸, 위약군 중 무작위로 배정해 3주간 복용하게 했다. 참가자들은 연구 시작 전부터 이미 가볍거나 중간 정도의 뇌혈관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한편 실로스타졸은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항혈소판제로 뇌경색을 경험한 환자의 재발 방지 목적으로 사용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약물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심혈관 생리학 검사, 초음파, 기능적 MRI 스캔 검사 결과를 활용했다.
연구 결과, 뇌혈관성 치매 고위험군에서 실데나필 성분이 뇌혈관 기능을 향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데나필과 실로스타졸 모두 뇌의 혈관 저항성을 낮췄는데, 실데나필은 여기서 더 나아가 뇌혈관의 혈류를 증가시켰다. 뇌혈관 저항성이 낮아지고 혈류가 증가하면 혈액이 더 원활하게 뇌로 향할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뇌로 향하는 혈류가 감소해 발생하는 뇌혈관성 치매를 예방하게 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실데나필 성분은 실로스타졸에 비해 설사 등 부작용이 적었다.
옥스퍼드대 울프슨 뇌졸중치매예방센터 알라스테어 웹 교수는 “이것은 실데나필이 이 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뇌혈관에 들어가서 혈류를 개선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번째 실험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뇌혈관 손상은 혈관성 치매뿐 아니라 뇌졸중과 뇌출혈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널리 상용화된 치료제인 비아그라를 치매 예방에도 쓸 수 있다면 혈관성 치매 예방·치료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향후 연구 규모를 키워 추가 실험을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학회 학술지 ‘순환 연구(Circulation Research)’에 지난 4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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