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연구원으로 있다가 창업을 통해 자폐증 증상을 개선하는 놀이기구를 개발한 크리모의 이석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크리모는 KIST 기술 출자 회사로 영유아 두뇌 발달과 신체 및 정신 건강 향상을 위한 교구 및 디지털 헬스케어 개발을 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이 대표를 만나 스마트블록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어떤 증상인가.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사회적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이 어렵고 반복 행동 및 소화기계 증상까지 다양한 양상을 동반하는 복합 질환이다. 중증도에 따라 독립적 생활이 가능한 상황부터 혼자서는 일상생활도 불가능한 경우까지 스펙트럼이 매우 넓은 편이다.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이 자폐스텍트럼장애를 갖고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유병률은 과거 0.1% 안팎이었지만 최근 조사에 따르면 2.64%로 증가했다. 발병 원인은 여러 가지 있지만 사회적 뇌의 구조 및 기능 발달 이상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스마트블록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뭔가.
“처음엔 자폐증과 상관없이 기존 완구와 전혀 다른 접근으로 영유아의 창의력, 논리력 향상을 위한 블록을 제작해 보자는 생각에서 개발을 시작했다. 그런데 개발 단계에서 우연찮게 교육하시는 분들이 이 블록이 자폐 아동에게 도움이 되겠다고 했다. 그래서 2019년 처음으로 만든 스마트블록을 가져가서 자폐 아동들에게 한 번 테스트를 했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니 부모도 너무 좋아하고, 그러다 보니 자폐 아동 부모와 같이 블록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다.”
―레고처럼 생긴 스마트블록이 어떻게 작동하나.
“작은 스마트블록에 센서, 무선 통신 칩과 배터리가 내장돼 있다. 그래서 블록 하나하나가 고유 기능이 있고 소리를 내거나 디스플레이에 표정, 숫자 등이 표시되기도 하고 LED가 작동하면서 불빛을 내거나 모터가 회전하기도 한다. 각각의 스마트블록은 무선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다양한 조립을 통해 보다 창의적 구조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향후 목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개발된 자폐스펙트럼 증상 완화용 디지털 치료제가 전부 소프트웨어(SW) 기반이다. 그런데 우리는 블록이란 하드웨어(HW)와 프로그램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융합된 새로운 개념의 놀이 기반 혼합형 디지털 치료제를 서울대병원 김붕년 교수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폐 아이들의 사회성 향상과 감각 통합 강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그 밖에도 자기 실천력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자폐 아동이 스마트블록에 대해 흥미를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돼 임상 중인 놀이 기반 혼합형 디지털 치료제(내년 출시 예정)와 엔비디아와 협업 중인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기반 자폐 스펙트럼 조기진단 기술을 통해 향후 2년 뒤엔 전 세계 자폐 아동과 부모에게 희망과 행복을 선물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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