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재수술률 줄인 반강성고정술… 정상 하중 분산 유도로 안정성 확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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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혜병원
‘니티놀 스프링’ 로드 특성 활용해
충격 흡수-하중 분산 능력 뛰어나
퇴행성 변화 줄이고 재수술률 낮추며
인체구조와 유사한 움직임 구현


반강성고정술 모식도. 척추 후방(니티놀 스프링 로드), 척추 전방(긴 나선형 원통 케이지).
반강성고정술 모식도. 척추 후방(니티놀 스프링 로드), 척추 전방(긴 나선형 원통 케이지).
서울 광혜병원의 바이오플렉스 스프링 로드를 활용한 반강성고정술이 척추 수술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최근 연구 결과를 통해 알려졌다. 반강성고정술은 척추 수술에서 사용되는 고정 방법 중 하나로 척추의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척추의 움직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수술 방법이다.

척추의 안정성과 자연스런 움직임이 가능한 것은 척추 앞쪽에 나사산 형태의 긴 원통 케이지인 추간체유합보형재를, 척추 뒤쪽에 니티놀 스프링 로드에 기반한 바이오플렉스 추간체고정재를 척추 고정 장치로 병용해 상호 하중 분산을 유도하는 효과 덕분이다.

이 수술법은 특히 수술 후에도 척추의 정상적인 하중 분배 구조를 유지함으로써 수술한 척추 마디의 위아래 인접 부위에 발생할 수 있는 퇴행 변화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 그 결과 척추 수술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한 뒤 발생할 수 있는 재수술 가능성을 현저히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강의 흐름과 유사한 척추의 하중 분배 구조

척추의 정상적인 하중 분배 구조 유지는 척추의 기능을 건강하게 지속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척추의 하중 분배 구조를 강(하천)의 흐름 및 주변 지형의 변화와 비교해 볼 수 있다.

자유 곡류 하천과 우각호 형성. 자료: 미래엔 한국지리
자유 곡류 하천과 우각호 형성. 자료: 미래엔 한국지리
하천 주변이 잘 정비돼 있어 일자로 물이 흐를 경우 그 흐름은 안정돼 주변 지형을 거의 변형시키지 않는다. 반면 자유 곡류 하천처럼 굽이치는 하천은 물의 흐름이 불안정하고 변화가 잦다. 즉 굽이치는 곡선에서 유속이 빠른 바깥쪽은 침식이, 유속이 느린 안쪽은 퇴적이 자연적으로 진행돼 결국 새로운 물길이 생기고 기존 흐름이 변하게 된다. 그래서 기존의 물길은 소뿔 모양의 우각호로 남아 완전히 흐름이 차단되기도 한다. 또한 준설이나 매립, 보 공사 등의 토목공사와 같은 인위적인 방법으로도 물길이 바뀌고 주변 지형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 결과 변화된 지형을 원래대로 되돌리고 물의 흐름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공사가 추가로 필요하기도 하다.

즉 전체적인 척추의 하중 분배 흐름 속에서 특정한 수술 마디가 다양한 이유로 하중 분배 구조가 완전히 반대로 바뀌거나 기존에 비해 큰 차이가 생기는 현상을 물의 흐름이 불안정하게 바뀌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생긴 수술 마디의 위아래 인접 마디가 바로 급격한 침식과 퇴적으로 인해 빠르게 지형의 변화가 일어나는 지역과 마찬가지다. 즉 빠르게 진행된 연접부 퇴행 변화가 바로 하천의 급속한 주변 지형 변화에 해당한다. 그래서 해당 연접부 퇴행 변화를 치료하기 위해 진행하는 재수술은 변형된 주변 지형을 원래대로 되돌려 물의 흐름을 안정시키는 추가적인 새로운 공사로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물의 흐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주변 지형의 변화를 최소화해 추가적인 새로운 공사가 최대한 필요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마찬가지로 수술 이후에도 정상적인 척추의 하중 분배 구조를 유지해 주변의 연접부 퇴행 변화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수술을 최소화할 수 있는 척추 이식용 삽입 기구를 처음부터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이유다.

자연스러운 척추 하중 분배의 중요성

자연스러운 척추의 굴곡(경추, 흉추, 요추, 미추, 천추)은 신체에 가해지는 여러 하중을 효과적으로 완충하면서 분산한다. 일반적으로 척추의 전방부는 약 80%의 하중을, 후방부는 약 20%의 하중을 분담한다. 이런 균형이 잘 유지돼야 척추와 주변 조직의 정상적인 기능을 지속할 수 있다.

강성고정술에서 사용되는 일자형의 굵은 티타늄 로드를 척추 후방에 삽입하면 이러한 자연스러운 하중 분배 구조가 깨진다. 정상적인 20대80의 비율이 역전돼 척추의 전방부에는 20%, 후방부에는 80%의 하중이 집중된다. 이를 ‘응력 차폐 효과’라고 부르며 그 결과 수술한 마디의 위아래 인접 부위에 퇴행성 변화를 가속화한다.

반면 반강성고정술에서 사용하는 니티놀 스프링은 소재와 구조의 시너지효과로 이러한 불균형을 상당 부분 해소한다. 전방에 케이지까지 병용하면 척추 전방부에 약 75%, 후방부에 약 25%의 하중 분배를 유지하며 이는 거의 정상적인 하중 분배 구조에 근접한다.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대표원장은 반강성고정술의 장점을 다음과 같이 열거했다.

첫째, 뛰어난 완충 효과다. 반강성고정술은 니티놀 스프링의 특성을 활용함으로써 충격 흡수 및 하중 분산 능력이 뛰어나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한다.

둘째, 퇴행성 변화 최소화와 낮은 재수술률이다. 정상에 가까운 하중 분배로 인해 연접 부위의 퇴행성 변화가 크게 줄어들어 장기적으로 재수술률을 크게 낮춘다.

셋째, 수술 및 회복(재활) 시간 단축이다. 반강성고정술은 수술의 복잡성을 줄이고 정상 인체 구조와 유사한 움직임을 구현하기 때문이다.

넷째, 자연스러운 움직임 유지다. 수술 후 환자는 허리의 뻣뻣함이 없어 구부리는 동작이 편안하므로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더욱 빠르다.

다섯째, 척추 부분 마취로 수술을 진행하기에 고령 환자에게도 적용 가능하다.

박 대표원장은 “중증 이상으로 진행된 척추전방전위증, 척추분절 불안정증이나 디스크가 닳아 그 높이가 완전히 낮아질 정도로 심한 디스크 퇴행, 수술적 감압이 필요한 정도로 심한 척추관협착증 등으로 인해 척추 치료의 마지막 방안인 수술을 고민하고 있다면 니티놀 스프링 로드를 이용한 반강성고정술을 강력히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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