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일 의사도 한국에서 최첨단 치의료기술 배워”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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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준 연세대 치과대학장 인터뷰
최신 기술 가르치는 치의학교육원
30개국서 강의 들으러 직접 방문… 국산 의료장비 해외 전파 효과도
한국 치과 치료 기술 세계 정상급… 美 인정하는 교육 인증 획득할 것

연세대 치대는 치의학교육원을 통해 30여 개국 치과의사들을 교육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해외 치과의사를 위한 강의가 20개 개설돼 전 세계 치과의사 668명이 수강했다. 이기준 연세대 치과대학장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치대 학장실에서 진행된 본보 인터뷰에서 “연세대 치대는 단순히 치과의사를 양성하는 기관 수준을 넘어 첨단 기술을 세계에 선보이고 국산 의료기기 업체의 해외 진출을 돕는 매개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연세대 치대는 치의학교육원을 통해 30여 개국 치과의사들을 교육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해외 치과의사를 위한 강의가 20개 개설돼 전 세계 치과의사 668명이 수강했다. 이기준 연세대 치과대학장은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치대 학장실에서 진행된 본보 인터뷰에서 “연세대 치대는 단순히 치과의사를 양성하는 기관 수준을 넘어 첨단 기술을 세계에 선보이고 국산 의료기기 업체의 해외 진출을 돕는 매개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치과대학하면 흔히 학부생 교육만 떠올리는데 저희는 전 세계 치의학 전문인을 다시 교육하는 과정을 개설하고 있습니다. 국적을 초월한 교육을 통해 한국의 첨단 치의학 기술을 전 세계에 전파하겠습니다.”

이기준 연세대 치과대학장은 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육이 세계화의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연세대 치대는 치의학교육원을 통해 30여 개국 치과의사들을 교육하며 선진 의료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 30여 개국 치과의사에게 의술 전파

치과 진료는 기술 진보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금은 동네 치과에만 가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 영상 판독 기능이 탑재된 엑스레이 장비나 3차원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 등 최신 장비를 쉽게 볼 수 있다. 이 학장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심한 주걱턱은 양악수술로만 교정이 가능했는데 현재는 수술을 하지 않고도 교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5년 전만 해도 뼈가 약한 부위나 염증이 생기기 쉬운 부위에는 임플란트 시술이 쉽지 않았는데 기술 발전으로 지금은 가능해졌다. 이 학장은 “치과 분야는 기술 발전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전 세계 치과의사들은 언제나 최신 기술에 관심이 많다”며 “빨리 기술을 습득해 환자 치료에 활용하려는 경향이 많다”고 설명했다.

치의학교육원은 이처럼 최신 의료 기술을 원하는 국내외 의사들을 위해 1993년 설립됐다. 지난해에만 해외 치과의사를 위한 강의가 20개 개설돼 전 세계 치과의사 668명이 수강했다. 분야별로 최신 치료법을 ‘원포인트’로 배우기 때문에 강의는 2주 이내 단기 연수로 진행된다. 이론 수업과 함께 인체 모형을 활용한 실습, 실제 임상 치료 현장 참관 등도 이뤄진다. 이 학장은 “한국의 치과 치료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수준”이라며 “최근에는 아시아권을 넘어 미국 독일 등 치의학 선진국 치과의사 중에서도 수강 신청이 오는 등 교육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치의학교육원은 국산 치의학 의료기기와 재료를 해외에 알리는 역할도 한다. 이 학장은 “치의학교육원에서 국산 장비를 다루며 최신 치료법을 배운 해외 의사들이 본국에 돌아가서도 자연스럽게 한국산 장비를 사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임플란트 재료 수출액은 2억3000만 달러(약 3174억 원)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국산 의료기기 수출 품목 중 1위에 해당한다.

● 미국 치의학교육인증도 추진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전경. 연세대 치대 제공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전경. 연세대 치대 제공
연세대 치대는 미국 치의학교육인증위원회(CODA) 인증도 준비하고 있다. CODA 인증을 받은 치대 졸업생들은 미국에서도 치과의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현재 CODA의 인증을 받은 외국 치과대학은 캐나다 대학들과 사우디아라비아 대학 한 곳에 불과하다. 이 학장은 “시설과 환자에 대한 안전 관리뿐 아니라 치대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임상 경험을 제공하는지가 인증에서 중요한 기준이 된다”며 “내년에는 CODA 인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치대는 지난해부터 치의학 장비 연구 등에 특화된 치의학산업학과 석사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계약학과 형식으로 오스템임플란트 등 의료기기 기업과 채용을 연계하기도 한다. 재교육을 위해 기업들이 직원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졸업생은 연구개발뿐 아니라 마케팅, 국제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학장은 “치위생사, 산업공학 전공자, 경영학 전공자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치의학산업학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고 전했다.

연세대 치대는 영국 고등교육 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의 세계대학 평가에서 지난해 28위에 이어 올해 31위를 기록했다. 2년 연속으로 국내 치대 중 순위가 가장 높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연세대 치대#이기준 연세대 치과대학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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