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핵 사용 문턱 낮추고 있어”
‘초저출력 핵폭발 장치 개발’ 주시
“위협 커지면 적절·비례적 대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핵무기 사용 조건을 규정한 이른바 ‘핵 독트린(nuclear doctrine·핵 교리) 변경을 또 다시 언급했다.
러이사 언론들에 따르면 북한과 베트남을 잇따라 국빈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 하노이에서 순방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비우호국들이 핵무기 발사 문턱을 낮추기 위해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고 있어 핵 독트린 수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추는 것과 관련해 새로운 요소들이 등장하고 있고, 적어도 잠재적 적국이 이를 연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특히 초저출력 핵폭발 장치가 개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러시아의 전략 핵군은 항상 완전한 전투 태세를 갖추고 있어 서방 국가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은 우리에게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고, 위협이 커지기 시작하면 적절하고 비례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만 보복 공격만으로 적을 파괴할 수 있기 때문에 ’선제 핵 공격‘ 조항은 담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보복 공격을 하면 적군은 반드시 파괴될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선제 공격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기존 핵 독트린은 ’러시아가 핵 공격에 대응하거나 국가에 실존적 위협을 가하는 재래식 공격이 발생할 경우 그러한(핵)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핵 독트린 변경 가능성을 잇달아 경고하면서 위협 수위를 높여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러시아의 핵 정책은 러시아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협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핵무기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지금은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 (핵무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핵 정책은 살아있는 도구”라면서 “우리 주변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주시하고 있으며 이 정책의 일부 변경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이것은 또한 핵무기 실험과 관련이 있다”고 했었다.
아울러 핵무기는 수많은 사상자를 낳을 수밖에 없는 최후의 수단으로, 전면적인 핵전쟁은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에게 점점 더 호전적인 수사와 행동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면서, 세계적인 핵 전쟁이 발생할 경우 유럽의 나토 국가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세르게 럅코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지난 11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르드에서 열린 브릭스(BRICS0 외무장관 회의에서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의 ’확대적인 조치‘로 러시아가 핵 태세를 변경해야 할 경우 러시아는 잠재적으로 핵 정책을 수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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