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만에 구조된 美 등산객…“폭포수·산딸기로 버텼다”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6월 24일 1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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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베이슨 레드우즈 주립공원 산 속에서 구조된 루카스 매클래시가 가족들과 포옹하는 모습. ABC 뉴스 갈무리
빅베이슨 레드우즈 주립공원 산 속에서 구조된 루카스 매클래시가 가족들과 포옹하는 모습. ABC 뉴스 갈무리
미국에서 등산을 나섰다가 실종된 30대 남성이 열흘 만에 산속에서 구조됐다.

2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소방국에 따르면 이 소방국 소속 구조대는 지난 20일 오후 샌프란시스코 남쪽에 있는 빅베이슨 레드우즈 주립공원의 깊은 산 속에서 실종 신고된 남성 루카스 매클리시(34)를 찾아내 구조했다.

매클리시는 지난 11일 레드우즈 주립공원 근처에 사는 친구 집에 들렀다가 이 산에 멋진 화강암벽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홀로 등산에 나섰다.

그는 등산화와 손전등, 접이식 가위 외엔 아무것도 챙기지 않은 채 3시간 동안 하이킹을 하러 나갔다. 하지만 최근 산불로 폐허가 된 지역을 맞닥뜨렸고, 그곳에서 길을 잃었다.

매클리시는 “다른 산속 지형과 완전히 달라 보였다”며 “산불로 다 불타버리면 사막처럼 바뀌어 방향을 찾을 수 없게 된다는 걸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전했다.

길을 잃은 그는 산속을 헤매면서 폭포수를 마시고 산딸기를 따 먹으며 버텼다. 또 퓨마가 쫓아와 겨우 피한 일도 있었다.

매클리시의 가족들은 ‘아버지의 날’인 지난 16일 그가 보이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자 실종 신고를 했다.

등산 애호가인 그는 조난 후 닷새째까지만 해도 큰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으나, 저체온증이 심해지고 바위에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상처를 입는 등 생존의 어려움이 커지자 심각성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지 구조 당국이 300여 명의 인력과 구조견 등을 투입해 수색에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매클리시는 조난 후 8일째부터 누군가가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기를 기대하면서 소리를 질러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보안관실에 따르면 당일 오후3시경 누군가가 도움을 청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결국 매클리시는 열흘째 하늘에 떠 있는 드론을 통해 발견됐고, 무사히 가족들과 재회했다.

당시 매클리시는 건강에 큰 이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산속에 있던 열흘간 “물 다이어트를 했다”면서 “10일 만에 30파운드(13.6㎏)가 빠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말 기막힌 경험이었다”라며 “매일 1.5갤런(5.7리터)의 물을 마시면 (몸에 있는) 탄수화물이 다 소진될 때까지 음식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실종자#등산객#레드우즈 주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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