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지났는데 그대로”…유골함 속 붉은 액체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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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6월 24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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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시대 유골함서 화이트 와인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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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이 발견됐다. 이 액체는 붉은색을 띠고 있지만 화이트 와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2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고고학 저널: 보고서’에 따르면 호세 라파엘 루이즈 아레볼라 스페인 코르도바대 유기화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로마 시대 무덤에서 유골 항아리 안에 담긴 와인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2019년 고대 도시가 있던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 세비야주 카르모나 마을에서 약 2000년 전 조성된 로마 시대 무덤의 유골 항아리 안에서 붉은 액체를 발견했다.

이 무덤은 어느 가족이 오래된 주택을 보수하다가 발견했고, 당국에 신고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무덤 내부에는 벽면을 파서 만든 움푹한 공간인 8개의 벽감(로쿨리) 중 6개에서 유골함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액체가 응결이나 홍수로 인한 게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 뒤 분석에 들어갔다. 그 결과 오른쪽 8번째 벽감에 있던 유골함에서 폴리페놀, 탄닌 등 오늘날의 와인과 매우 유사한 화학 성분이 포함된 액체를 발견했다.

또 연구팀은 액체가 붉은색을 띠지만, 레드와인의 주요 색소인 안토시아닌이 분해될 때 형성되는 시린산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통해 이를 화이트 와인일 것으로 결론 내렸다. 연구팀은 화이트 와인이 시간이 흐르며 산화돼 붉은빛을 띠게 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항아리에 액체가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며 “무덤이 암석으로 돼 있어 잘 보존됐고, 와인이 납 재질의 항아리에 밀봉돼 있었기 때문에 2000년 동안 유지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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